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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커피세계사
[신간] 커피세계사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11.05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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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커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 중 한 명이 ‘나폴레옹’이다. 달달하고 향긋한 커피와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이 ‘정복왕’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1793년 루이 16세가 프랑스혁명으로 인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면서 프랑스의 절대왕정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당장 위기의식을 느낀 것은 주변국이었다. 자국에도 혁명이 일어나서 왕권을 찬탈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공포가 이웃 국가에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이에 오스트리아와 영국 등 국가들은 대불동맹을 결성해 프랑스를 공격하는 데 이르렀다. 혁명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움직임이었는데, 이 대결구도는 ‘정복왕’이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고 만다. 나폴레옹이 활약을 하는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1799년 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한 그는 반격에 나서면서 프랑스뿐 아니라 대륙부 전체를 평정한다. 나아가 1800년에는 ‘대륙봉쇄령’을 발포하면서 영국을 압박한다.
 

 

해외수출입을 금지하는 대륙봉쇄령은 물자 부족 사태를 야기했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 특히 부족해진 것은 식민지에서 수입하던 설탕과 커피였다. 그래서 나폴레옹은 수입을 하는 대신 유럽에서 입수 가능한 재료에서 설탕과 커피를 만들기 위한 과학연구를 장려했는데, 설탕은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커피의 경우에는 대체재를 찾지 못했다.

결국 유럽 대륙 전체는 심각한 커피 부족에 빠졌다. 흥미롭게도 이 커피 부족은 나폴레옹 정권이 실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적대국인 영국은 그리 타격을 입지 않은 반면, 영국의 공산품 및 식민지 수입품을 요구하는 유럽 제국과 프랑스 국민의 불만이 쌓여 나폴레옹은 결국 안에서부터 축출을 당하고 만 것이다. 

심지어 철학자 카를 마르크스도 “대륙봉쇄로 인한 설탕과 커피 부족이 독일 사람들로 하여금 나폴레옹 정권 타도 의욕을 불붙게 했다”고 기록할 정도였다.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한 나폴레옹은 1815년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된 후 1821년에 죽게 되는데, 유배 중 나폴레옹은 매끼니 후 빼놓지 않고 커피를 마신 걸로 알려져 있다. 죽기 직전에도 커피를 마시고 싶어 해서 주치의가 스푼으로 몇 번 마시게 하라는 허가를 내렸다고 하니 커피 애호가였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커피 수입을 봉쇄해 국민의 미움을 받았던 그가, 죽기 전까지 커피를 사랑했다는 건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한편으로 프랑스혁명은 커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럽 제국들이 속속 근대화되는 가운데 프랑스는 절대왕정 체제를 고수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토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곳이 카페였다. 실제로 당시 카페는 정부에 쫓기는 혁명가와 사상가, 범죄자와 화류계 여성까지 모일 수 있는 가장 활기찬 장소였다. 

이 책 <커피 세계사>는 바로 그 탄베 유키히로 박사가 들려주는 달콤 쌉싸름한 커피 이야기다. 전작 <커피 과학>이 주로 커피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성분 및 배전 방식, 커피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다뤘다면 이번에 그가 풀어낸 이야기는 커피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세계사라 할 만하다. 저자는 우리가 학교에서 익히 배운 동서양 역사를 씨줄로 하여 인류 문명사의 큰 줄기를 바꾸어놓은 굵직한 사건들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커피 이야기를 색색의 날줄로 엮어 재밌는 풍경으로 보여준다.

탄베 유키히로 지음 / 황소자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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