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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존 로크 통치론
[신간] 존 로크 통치론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11.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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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존 로크는 ‘자유주의의 선구자’로 불린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이 자유주의라는 관념은 어떤 것일까? 자유라는 의미는 여러 사유와 철학을 관통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자유라는 개념은 ‘개인권’ 또는 양도할 수 없는 개인의 권리에 근거한 정치적 제약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회계약에 따라 개인이 보호되는 작동의 기제로서 자유로 통용이 된다.

그러나 이것은 자유의 본질적인 의미를 전부 내포하진 못한다. 로크의 통찰을 보자.
 

 

로크는 최소한의 두 개의 상이한 복종의 영역을 구분하고, 각각의 영역에서 작동하는 권력을 구별했다. 로크는 이런 구분 속에서 비로소 개인이 시민으로서도, 어린 자식으로서도, 그리고 성인이 된 자식으로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로크가 구분한 상이한 권련 관계들은 상이한 복종의 영역을 낳게 되는데 이것이 통치의 근간을 이룬다.

즉 각각의 영역에서 권력이 발생하는 원인이 다르고, 그에 따라 각각의 영역에서 사람들이 권력을 가진 자에게 복종하는 이유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할 때, 로크는 이런 여러 권련 관계가 한 사람에게 우연히 집중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런 맥락에서 로크가 주장하는 자유라는 것은 권력 관계들 안에서 파생되는 개념이다. 해방이라는 의미의 자유가 아니라 구분의 의미에서의 자유이다.

한편 로크가 생각했던 계약은 주권자와의 계약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것은 사람끼리의 계약이며 자연 상태의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각자가 누리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정치사회를 형성하기로 서로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이 최초의 동의는 만장일치였고, 그 이유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함께 정치사회를 구성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정치사회가 형성되면 그 뒤에는 달라진다. 이후에는 만장일치까지는 불가능하고 다수의 동의에 의존하게 되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문제는 모든 사람이 늘 합리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약속을 어기는 사람, 다른 사람의 재산권과 생명권을 침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로크도 이 부분을 고민했는데, 명시적이진 않지만 그는 ‘정서적’으로 종교에 따르는 신뢰가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아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현실로 끌어와보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한 시민과 그것을 결정한 헌법재판소가 구체적으로 ‘계약’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궁극적으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이 탄핵의 사유였음이 분명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존 로크의 삶과 그가 살던 세계, 그리고 <통치론>이라는 텍스트를 각각 씨실과 날실로 삼아 권력의 현재적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 <존 로크 통치론>의 저자 공진성 조선대 교수는 “위임된 권력은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 않았을 때 언제든지 회수될 수 있다”면서 “계약은 어느 일방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언제든지 파기될 수 있다”고 권력의 속성을 설명한다.

즉 ‘권력의 한계’는 권력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스스로 권력을 성격을 이해할 때 결정되는데, 최근 몇 년간 벌어진 한국 사회의 유의미한 변화는 시민들이 권력의 성격을 더 이상 과거와 동일하지 않게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실제 우리가 겪는 현실에 투영돼 평소에 읽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거나 읽더라도 쉽게 이해되지 않곤 했던 고전 텍스트의 참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공진성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필자소개
송범석 기자

문화 분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