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신간] 브랜드 인문학
[신간] 브랜드 인문학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11.26 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배우 ‘오드리 헵번’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여주인공은 가난한 농부의 아내였다. 어린 나이에 고아였던 그녀는 자신의 남동생까지 떠안고 구걸을 하는 삶을 살던 중 외딴 농가 외양간에 숨어 있다가 열여설 살이 되던 해에 그곳 주인인 나이 많은 홀아비 농부와 결혼을 하게 된다. 원하지 않던 결혼이었다. 남매는 나이가 들수록 꽉 막힌 그곳이 싫어졌고, 남동생이 도피처로 군에 입대하자 그녀도 가출을 하고 만다.

자유를 만끽하며 출신을 벗어던지려고 몸부림을 치던 그녀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화려한 도시인 뉴욕에 도착한다. 먹고살 수 있는 일은 모든 것을 하며 악착같이 살던 그녀는 그러던 중 브라질의 부유한 남자를 알게 되고 그와 결혼을 꿈꾼다. 자신의 과거를 지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도 함께.
 

 

그러나 브라질 남성과의 결혼 계획은 무산이 되고 여주인공은, 그녀를 사랑했던 또 다른 남자 폴의 사랑 고백마저 무시한 채 또 다시 뉴욕을 떠나게 된다. 그때 폴이 그녀에게 전한 ‘티파니의 반지’가 기적을 일으킨다. 

이 영화가 쥬얼리 브랜드 ‘티파니’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역할을 했다는 건 다 아는 사실. 실상 대놓고 홍보를 해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까닭은 ‘티파니’라는 브랜드가 갖는 매력 때문이다.

1837년 미국에 작은 매장을 연 찰스 루이스 티파니는 처음에는 문구류와 팬시 상품을 판매했다. 그의 꿈은 유럽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보석들을 미국으로 가져오는 것. 이후 티파니 사는 보석 세공 기술을 보유하고 그 분야에서 선도 기업이 되려고 애써 왔다.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다이아몬드 왕’이 되기 20여 년 전인 1860년대에 카메오브로치를 그 어느 매장보다 세련되게 만들어 미국에 유행시켰으며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은세공 부문 최고 메달’을 비롯해 총 8개 부문 메달을 석권하는 등 실력을 쌓았다.

이처럼 끈질긴 노력에 티파니의 보석 상자 안에 저마다의 꿈을 영원히 담는다는 컨셉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돌덩이가 보석이 되는 모습은 보잘 것 없는 우리네 인생이 연단을 통해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과 비슷하다. 이 추상적인 이미지를 아름다움으로 치환한 티파니는 여전히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는 왜 특정 브랜드에 대한 ‘취향’을 형성할까? 유명한 브랜드들에는 정체성이 뚜렷하다는 특징이 있다. 

“접속과 배치를 통해 특정 방향으로 향하던 ‘욕망’이 몸에 배면 취향이 된다.” 

우리는 딱히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특정 디자인에 대한 선호를 느끼게 되는데, 그 브랜드의 정체성을 들여다봄으로써 나의 ‘욕망’이 어떤 감각에 자극을 받는지 알 수 있다. 

이 책 <브랜드 인문학>은 문화적 현상을 통해 동시대 문화의 깊은 차원을 고찰한다. 인간의 모든 가치와 행동은 신념을 반영하며, 그 신념의 기저에는 어김없이 세계관이 있다는 전제에서 고전학자 김동훈은 특정 브랜드와의 접속이 욕망의 결과이며, 그 욕망은 자신의 정체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강조한다.
 
김동훈 지음 / 민음사 펴냄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한강타임즈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정기후원인이 되어주세요.

매체명 : 한강타임즈
연락처 : 02-777-0003
은행계좌 : 우리은행 1005-702-873401
예금주명 : 주식회사 한강미디어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