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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신간]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12.19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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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형사재판은 공판의 형식을 갖는 증거조사 절차와 최후변론 그리고 판사의 선고로 이어진다. 최후변론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접해봤듯 자신의 할 말을 소신껏 하게 되는 절차인데, 보통은 재판을 방청해보면 검사가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미 서면으로 충분히 제출이 돼 있는 상태이고 이슈가 되는 사건이 아닌 이상은 짧게 징역만 구형하게 된다. 이 구형 이후에는 판사가 선고를 하게 되는데 판사는 검사의 구형보다는 보통 경미하게 선고를 하게 된다.

다만 판사가 검사의 구형에 꼭 구속을 받는 입장은 아니기 때문에 구형보다 더 높은 형벌을 선고해도 상관은 없다. 다만 그런 경우가 적을 뿐이다.

형사재판에서 판사는 균형추 역할을 한다. 검사와 변호사의 주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양형을 결정하는 게 대부분인데, 여기서 검사는 공공의 대변인을 변호인은 개인의 자유를 대변하는 입장에 선다. 검사는 공동체의 질서를 중시하는 입장이고 변호인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며 대척점에 서게 된다.
 

 

한편 변호인은 보통 검사보다 훨씬 더 길게 말을 하는데, 최후변론은 피고인이 자백을 하는 경우와 무죄를 다투는 경우가 많이 다르다. 자백하는 경우에는 공소사실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정상참작 사유’나 ‘양형 사유’라고 하는 사정들을 주장하게 되는데, 피고인이 합의를 했다든가,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전했다든가, 피고인이 생계가 곤란하다는 등 주장을 하게 된다. 

반면 무죄를 주장할 때에는 당당하면서도 논리적으로 임한다. 검사가 제시한 증거가 부족하다거나 증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거나 피고인이 죄를 짓지 않았다는 정황 등을 주장하게 된다.

피고인의 최후진술도 천차만별인데, 반성하고 선처를 구하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판사에게 고함을 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렇듯 법정은 사회가 굴러가는 원리는 물론 여러 사람의 인생을 한바구니에 모아 놓은 것 같은 공간이다.

이 책의 저자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판사로 일했고, 소설로 등단했고, 지금은 방위사업청에서 일한다.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인 정재민 작가의 첫번째 산문집이다. 

판사로서 마지막 재판을 진행하며 느꼈던 소회를 형사재판 과정에 맞춰 써내려간 책이다. 10여년간 판사로 일하며 느낀 무수한 고민들이 담겨 있다. 지금은 재판정을 떠난 전직 판사이자 작가로서, 현직 법관들보다 훨씬 더 풍성하고 진솔하고 자유롭게 재판과 법, 일상의 정의와 법정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판사로서는 물론 한 인간으로서 범죄와 재판, 정의와 불의, 인생과 처벌을 끈질기게 고민한 저자의 이번 책은, 제대로 된 삶에 대해 고민하는 이 시대 독자들에게 분명 뜨겁게 가닿을 것이다.

정재민 지음 / 창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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