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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캣콜링
[신간] 캣콜링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1.0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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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제37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이다.

엄마는 다리를 혐오했다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우리를

언제나 비좁은 우리의 요람
밤마다 침대에는 온 가족의 다리가 뒤엉켰다
이 이는 사 이 사 팔

(…)

영등포 로터리에서 핑크색 유두를 잃어버린 소녀처럼 똥파리가 들끓는 1989명의 동생을 뜯어 먹으며

비가 오고 줄은 끊어졌다
거미는 줄을 타고 내려간다

하얀 천과 삼베 탄수화물과 초콜릿 구더기와 거머리 그리고 씨, 다른 아빠, 아빠, 아바

나는 이미 죽음의 추상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이제
가족을 말하지 않고 나를 말하는 방법은
핑계뿐이다

<경진이네 – 거미줄 中>

 

2014년 등단한 이소호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캣콜링>은 폭력의 그림자로 얼룩져 있다. 그녀는 여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현장을 거친 조롱으로 훑어 내려간다.

가족 내부에서 서로 칼을 겨누며 적대할 수밖에 없는 위태로운 폭력의 시상이 잠복된 에너지로 표출된다.

오직 피해자가 아니면 가해자가 되는 ‘당사자의 세계’에서 맞거나, 혹은 때리거나. 언니를 프라이팬으로 때렸다는 사실마저도 사랑이라는 이유로 희미해져 가지만 당사자의 자리에서 읽는 시는 우리의 숨을 조이며 육박해 온다. 그녀의 시를 읽는 동안 관망자의 자리를 완벽히 지워버린 곳에는 직접 겪은 듯한 생생한 진실만이 우리 안에 똬리를 튼다.

이소호 지음 / 민음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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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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