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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쾌락독서
[신간] 쾌락독서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1.16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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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문유석 판사의 독서 기록이다.

폭넓은 사고의 궤적을 갖고 있는 그는 소문난 다독가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책에 중독돼 걸어온 일상의 습작을 담았다.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없는 법이다. 남들의 기준이 아니라 솔직한 자신의 기준으로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 멋진 몸래를 위해 굶고 운동하는 것이 유행이라 치자. 바뀌어 가는 몸매를 보는 기쁨이 이를 위한 고통을 상쇄하고도 남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면 되는 거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오히려 맛집 찾아다니는 모임을 만드는 것이 낫다.” (p253)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책 <이동진 독서법>을 읽고 그는 이렇게 말한다. <개인주의자 선언>에서 오롯이 자기가 좋아하는 자기 삶을 살아가라는 교훈을 던진 그의 생각은 여전히 이 책에서 반짝인다. 

 

“사람들은 죽기 전에 이구아수폭포를 보고 싶다. 남극에 가보고 싶다 등 크고 강렬한 비일상적 경험을 소원하지만 이것은 일회적인 쾌락에 불과하고,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 자체가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횟수’라는 말처럼 큰 쾌락은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 습관이 행복을 빚어낸다. 문 판사는 이 지점에서 사회의 역할을 짚어낸다.

“사회적으로는 시민들이 행복한 습관을 누릴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한강시민공원을 걷고, 자전거를 타고, 연을 날리고, 낚시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표정을 살펴보라. 공원과 도서관은 행복 공장이자 행복 고속도로다. 교육도 중요하다.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고, 요리를 하고, 다양한 운동을 즐기고, 어린 시절부터 각자의 행복한 습ㅂ관을 찾을 수 있도록 경험을 제공하는 영재교육 이상으로 중요하다.” (p253)

습관을 다독이는 게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면서 작가는 존경하는 한 노교수의 일화를 소개한다. 노교수는 언제나 똑같이 책을 읽고, 책을 쓰고, 강연을 한다. 뭔가에 열광하거나 뭔가에 분노해 소리를 질러대는 노인들이 가득한 시대에 그는 언성 한 번 높이는 일이 없다고 한다. 작가가 노교수에게 길어낸 것은 보는 것은 ‘인내’이다. 당연한 것을 당연한 듯이 당연하게 매일 할 수 있는 힘, 그것이 행복을 담보한다는 반짝이는 진리가 이 에피소드 속에 가득 여물어 있다.

사춘기 시절 야한 장면을 찾아 읽다가 한국문학전집을 샅샅이 읽게 된 사연, <유리가면>으로 순정만화 세계에 입문한 이야기, 고시생 시절 <슬램덩크>가 안겨준 뭉클함, 김용과 무라카미 하루키 전작을 탐독한 이유 등 책과 함께 가슴 설레고 즐거웠던 책 덕후 인생을 솔직하게 펼쳐 보인다. 단, 아무리 대단해 보여도 딱딱하고 지루한 책은 읽지 않았다. 이 책은 읽고 싶은 것만 읽어온 편식 독서에 대한 이야기다.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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