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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 
[신간] 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1.22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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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오직 메뚜기가 보고 싶고 메뚜기를 연구하기 위해서 아프리카로 떠난 일본 곤충학자의 체험기를 담은 서적이다.

서른 한 살의 봄, 곤충학자는 서아프리카의 모리타니로 향한다. 모리타니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딱 13명. 여행 책자에도 나오지 않는 나라에서 그는 야영을 하며 메뚜기의 생태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인생을 걸고 아프리카로 날아갔지만, 끝없는 시련이 그를 맞이한다. 메뚜기 떼는 기현상이라 찾기도 힘들고, 인고의 세월동안 바닥을 드러내는 통장 잔고와 지칠 대로 지친 심신은 불행의 연속이다. 그래도 참는다. 꿈을 이루기 위해.

책에서 저자는 무게를 잡지 않는다. 시종일관 철없는 어른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다. 

 

자신이 키우고 있던 거저리를 습격한 고슴도치를 보고 그 귀여움에 푹 빠져 동거(?)를 시작하는가 하면 식물을 습격하는 고슴도치가 두 마리로 늘자 은신처까지 마련해준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다. 마에노 가문의 남자 이름에는 대대로 ‘로’가 붙는다. 두 마리 모두 수컷이라 간주하고, 첫째한테는 ‘하리네즈미(고슴도치의 일본말)’의 첫글자를 따서 ‘하로’ 둘째는 아버지의 이름 ‘유이치로’의 ‘유’를 따서 ‘유로’라고 지었다. 생각지도 않은 귀여운 애완동물이 메뚜기 연구팀에 가입했다.” (p211)

어처구니없다. 메뚜기 연구는 하지 않고 생뚱맞은 고슴도치 키우기라니. 그러나 이 장면은 너무나 귀엽다. 저자의 천성이 낙천적인 까닭에, 모든 인고의 세월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열심히 노력해도 뭔가가 되지 않는 청춘들에게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 지금에 충실하고 꾸준히 하면 뭔가 되겠지”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만 같다.

<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원제 バッタを倒しにアフリカへ)>는 메뚜기를 좋아해서 곤충학자가 됐지만, 메뚜기 연구로는 일본에서 정규직을 얻을 수 없는 현실에 부딪혀, 오직 메뚜기를 연구하기 위해 메뚜기 떼가 출몰하는 아프리카 모리타니로 대책 없이 떠나는 메뚜기 박사의 좌충우돌 생존기이다. 웃기면서도 짠하고,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가슴 뜨거운 청춘의 과학 에세이이다. 시종일관 코믹 만화책을 읽는 기분이다. 

다행히 저자는 취직은 했다.

교토 대학 하쿠비센터에서 몸을 담은 지 3년째 되는 해에 국제농림수산업연구센터로 자리를 옮겼으며, 현재 국립농립수산업연구센터 기간제 연구원으로서 일본과 모리타니를 오가며 사막메뚜기를 연구하는 중이다. 

이 책은 2018 신서대상 대상(일본 중앙공론신사 주최), 2018 북로그 대상 에세이/논픽션 부문 대상(일본 최대 북리뷰 사이트 ‘북로그’ 주최), 2017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특별상(마이니치 

마에노 울드 고타로 지음 / 해나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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