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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신간]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1.24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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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레알 차라리 고소당해서 벌금형 받고 노역 가서 두순햄 썰이나 함 시원.”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에 흉악범인 조두순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학생을 조롱하는 위와 같은 게시글 제목이 올라와 사람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대다수 게시글 제목이 너무나 참혹했다. 이런 게시글들은 한국 사회와 약자 혐오나 여성 혐오가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유독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강하다. 한마디로 자기보다 약하거나 못난 사람을 혐오하고 공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약자로 간주되는 집단에는 종북 세력, 성소수자, 이주민만이 아니라 전교조, 민주노총 등의 노동운동 단체, 심지어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까지 포함이 되고 있다. 여성 혐오도 물론이다.

 

극단주의의 관점에서 여성 혐오 현상을 살펴보면 그것은 기본적으로 안전에 대한 위협에서 비롯됐다. 마치 이주민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봐 걱정하는 내국인들처럼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자 일부 남성들은 여성이 자신의 일자리 혹은 지위를 빼앗을까 봐 걱정하게 된 것이다. 여성 혐오가 안전에 대한 위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여성 혐오가 본격화된 것이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진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는 점을 통해 추론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상당수의 남성들은 자신의 억울함을 자기보다 덜 억울하다고 믿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혐오를 통해 보상받으려고 하는 심리기제가 발동한다. 이들은 남성은 끔직한 군대도 갔다 와야 하고, 힘들고 무거운 짐도 옮겨야 하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사회에서 생고생을 해야 하는데 여성은 군대도 안 가고, 힘든 일도 하지 않고, 외벌이 가정의 경우에는 남편이 벌어 오는 돈으로 집에서 살림이나 하므로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더 억울하다고 한다. 

이 책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의 저자는 경고한다.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는 필연적으로 극단주의를 낳는 역할을 한다. 배타성이 혐오로 이어지는 것처럼 혐오 역시 배타성으로 이어진다. 어떤 집단을 혐오하면 그 집단을 ‘배타’하면서 그 집단을 배척하거나 혐오하는 데 유리한 정보만을 편향적으로 받아들이는 ‘광신’에 사로잡히고, ‘강요’를 통해서 혐오 대상을 지배하고 굴복시키거나 절멸시키려 할 수 있다.”(p254)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점점 심해지고 있는 극단주의의 실체를 파헤치고, 근절시킬 해법을 제시한 책으로, 극단주의가 만연한 사회 현상을 넘어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심리도 알고자 심리학자에게 의뢰해 집필됐다. 극단주의를 일반 사회학자나 인문학자가 아닌 심리학자, 그중에서도 사회심리학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저자가 바라봤기 때문에 극단주의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현상만이 아닌, 극단주의가 만연해진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의 마음에 미치는 영향도 알 수 있다. 

김태형 지음 / 을유문화사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