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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T-지식IN] 음주운전 면허취소 구제 “음주운전에 대한 대법원 판례”
[한강T-지식IN] 음주운전 면허취소 구제 “음주운전에 대한 대법원 판례”
  • 송범석 행정사
  • 승인 2019.01.2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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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지난 1월 28일 필자는 MBC 방송국의 한 프로그램에서 ‘응급환자에 대한 대법원 판례’에 대한 설명을 한 바 있다. 설명 이후에 시민들이 이 판결에 대해서 찬반 의견을 내는 형식이었는데, 프로그램 특성상 필자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평석은 하지 않았으나, 이 판결문에 대해서는 방송에서는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여러 뉴스 기사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전직 공무원 유모씨가 강원지방경찰청을 상대로 제기한 자동차운전면허취소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취지로 서울고법에 사건을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모두다행정사 송범석 대표
모두다행정사 송범석 대표

유 씨는 2016년 1월 밤 10시까지 술을 마시고 귀가해 잠을 자다가, 아내가 복통을 호소하자 다음날 새벽 3시께 약을 구입하기 위해 집 앞 20m 구간을 운전하다 적발된 사건이었다.

이 사건에 있어 1심 재판부는 “성실하게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가족들을 부양해온 유 씨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로 보인다”며 “운전면허 취소로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더 크다”고 운전면허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주요 논점으로 술을 마신 후 5시간 지난 후 운전을 했고, 운전한 거리가 그리 길지는 않았던 점, 그리고 부득이하게 차량을 운전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2심 역시 1심 판단을 유지했으나 대법원에서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은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취소처분 개별기준을 훨씬 초과하고 음주운전을 상대방 운전자와 실랑이를 벌이게 되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한 점 등을 감안하면 취소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사안에 있어서, 대다수의 언론은 “하급심 판단을 뒤집은 것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판결이라는 평가”라고 평석을 하고 있지만, 사실 윤창호법 이전에도 대법원에서 사건이 뒤집힌 경우는 많았다. 사회적 분위기보다도 응급환자의 긴급성이 없었고, 사고를 일으킬 뻔 했다는 점 때문에 대법원이 원고 패소 취지를 했다고 본다. 사회적 분위기보다는 사안 자체의 문제라는 것이다.

응급환자 음주운전으로 인해서 면허가 취소가 된 경우 구제가 된 판례, 행정심판 재결례나 기소유예 사례를 보면 ▲동승자가 거의 죽을 지경이었다거나 ▲산소호흡기를 떼면 부양가족이 죽는 상황에서 기계가 고장이 나 운전을 해야 했던 긴급한 상황 등이 해당이 된다. 즉 단순히 복통을 호소해 약을 사러 간 것만으로는 사안의 긴급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에 부합한다. 오히려 1심과 2심 판결이 일반적인 판결의 경향과는 다르게 사익적 측면을 상당히 많이 인정해줬다고 봐야 한다. 즉 대법원이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이 같은 판결을 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판결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은 원고 자신이다.

원고는 운전면허를 구제 받기 위해서 소송을 건 것이라고 판단되며(억울한 부분이 있어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소송을 제기했다고 물론 볼 수도 있지만) 1심에서 승소를 했을 때부터 집행정지로 운전이 다시 가능해진 상태였고 2심 물론 승소를 했기 때문에 2심 중에도 계속 운전을 할 수 있었고, 기나긴 대법원 소송 중에도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운전을 유효하게 할 수 있었다. 비록 대법원에서 패소를 했지만 1년의 취소 기간이 이미 지나가 있기 때문에 면허는 다시 취득하면 바로 운전을 할 수 있게 된다.

1심에서만 승소해도 집행정지가 2심 내내 이어지기 때문에 사실 실무상에서는 대법원 판결이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는 게 운전면허 취소 구제 행정소송의 특성이다.

결론적으로 운전면허 행정소송의 특성상 이번 판결에 있어 대법원의 판결보다도 1심과 2심에서 원고가 승소했다는 점에 실무적으로는 더 큰 의미가 있고 이번 1심과 2심의 판결을 통해 억울한 사례나 참작사유가 있는 사유에 대해서는 선처를 해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