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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진화한 마음
[신간] 진화한 마음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2.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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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진화 이론에 따르면 폭력적 성향은 인간 본성의 일부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먼저 폭력을 담당하는 심리적 적응이 진실로 진화를 해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은 상당히 많다. 이에 따르면 우리 인간은 ‘원래 폭력적’이라는 데 귀결이 된다.

아기들이 본래 평화를 사랑하지만 자라나면서 점차 폭력을 배우게 된다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르게 신체적 폭력은 만 1살 무렵의 아기에게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발달심리학자들은 일생의 모든 시기에 걸쳐 타인에게 신체적 폭력을 행하는 빈도를 측정했는데, 깨물고, 때리고, 발로 차고, 밀고, 위협하고, 물건을 빼앗는 등 폭력적인 행동의 발생빈도는 2살 정도의 유아기에 절정에 달했고 이후 어른이 될 때까지 폭력의 빈도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즉 이에 따르면 인생에서 가장 폭력적인 시기는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이 아니라 만 2살 된 유아기라는 것이다. 아기들이 자라면서 폭력을 어떻게 학습하는지를 묻기보다는 어떻게 비폭력을 학습하는지를 묻는 게 맞다는 이야기.

아울러 인간의 뇌와 신체는 타인을 공격하게끔 설계되어있다는 증거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특히 남성의 키, 힘, 덩치, 상체 골격이 여성을 압도한다는 사실은 인류의 진화 역사에서 배우자를 차지하기 위한 남성들 간의 폭력적인 다툼이 끊이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예를 들이 피터지는 남성들 간의 싸움에서 승기를 잡는 열쇠는 주먹을 휘두르게 해주는 상체 근육량이다. 그래서 남성은 여성보다 근육이 많을 뿐만 아니라 특히 상체 근육이 더 많다.

그렇다면 폭력을 행사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남성들은 종종 사소한 이득 때문에 주먹다짐을 한다고 조롱을 받지만 사실은 아주 중대한 이득일 수도 있다.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가 더 지위가 높은지 불확실한 상태에서 상대방 남성과 언쟁이 붙었을 때 얌전히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숙이면 내 사회적 지위는 공개적으로 추락한다. 두 경쟁자 가운데 누가 우위인지 잘 알려진 상황에서 충돌은 대개 의례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은 한국인으로 처음 진화심리학 박사에 이른 전중환 교수가 진화심리학의 기원과 토대부터 그간의 오해와 논쟁 그리고 최신의 연구와 가까운 사례까지 한데 모아 정리한 ‘본격 진화심리학 교과서’다. 특히 그간 진화심리학에 대해 쌓인 오해를 풀고 이 학문이 왜 유효하고 필요한지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에서 전해지는 애정, 그럼에도 진화심리학의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히 정리하는 모습에서 볼 수 있는 과학자로서의 태도가 신뢰를 더한다. 

진화심리학에서 다루는 내용만큼이나 학문 그 자체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꼭 읽어 보기를 권한다. 

전중환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필자소개
송범석 기자

문화 분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