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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영식 세자녀출산지원재단의 외동아이 편견론
[기자수첩] 김영식 세자녀출산지원재단의 외동아이 편견론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9.04.26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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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지금 동생도 없이 혼자 있는 우리 아이들 얼마나 외롭겠습니까?”

김영식 세자녀출산지원재단 광고에서 김영식 재단 이사장이 내뱉는 대사다. 현재 이 재단에서는 셋째아이 임신 전 출산장려금을 신청하면 출산 후 추첨을 통해 부모에게 2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재단의 출산장려캠패인은 초저출산시대에 직면한 한국의 상황에 발맞춘 좋은 취지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다자녀에만 초점이 맞춰진 탓일까 해당 캠페인의 광고에서는 외동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을 전혀 돌아보지 않고 있으며, 외동아이에 대한 편견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미 지역 맘카페 등에선 해당 TV 광고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는 부모의 글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자식을 외롭게 만들고 싶은 부모는 어디에도 없다. ‘외동은 버릇없다’, ‘외동은 외롭다’ 등은 우리사회에 오랫동안 뿌리박혀 온 편견일 뿐이다. 형제·자매가 없다고 아이가 올바르게 자라지 못하거나 외롭게 자라진 않는다. 외동아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전혀 근거가 없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일·가정 양립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18세 이하 자녀가 1명인 가구의 비율은 2017년 39.4%(214만1000 가구)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증가했다.

갈수록 한자녀 가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자녀양육 문제, 교육 문제, 경제적 문제, 본인의 경력 관리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재단은 외동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의 상황을 획일적으로 판단한 것은 아닌지 재단 내에서의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재단은 광고를 통해 외동아이의 부모들에게 막연한 죄책감을 느끼게 하진 않았는지, 다자녀의 장점을 부각시키려다 애먼 외동아이들의 마음을 건드린 것은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 외동과 다자녀는 좋고 나쁨이 없다. 요즘 같은 초저출산시대에는 한 아이 출산도 사회에 큰 도움이다.

부부가 아이를 한명만 낳고 더는 갖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건 아이를 외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지 부부의 선택일 뿐인 것이다.

김영식 재단 이사장은 천호식품(현 천호엔케어)의 창업주다. 2010년 천호식품 광고에서 “산수유,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라고 외치며 소비자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바 있다. 이후 산수유 건강식품 매출 향상은 물론이고 광고에 출연한 김 전 회장 또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지난 촛불정국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게시판에 “촛불시위·데모·옛날이야기 파헤치는 언론 등 왜 이런지 모르겠다”, “국정이 흔들리면 나라가 위험해진다”는 글과 함께 보수단체에서 만든 촛불집회 폄하 동영상을 올리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김 전 회장의 사과문에도 사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결국 김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나야 했다.

과거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많은 이들의 외면과 비난을 받은 전적이 있는 만큼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선 출산지원에 대한 재단홍보 이전에 사회가 처한 현실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를 경영할 때부터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고 다양한 저출산 극복운동을 벌였던 그였기에 이번 재단 광고는 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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