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전관 변호사 비정상적 자문계약 수사 촉구..회장일가 횡령·비자금도 전면 재수사해야”

[한강타임즈 김광호 기자] 효성그룹과 전관 변호사들의 비정상적 자문계약을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효성그룹 회장 일가의 횡령 및 비자금 사건도 전면 재수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29일 성명서를 통해 “전관 변호사들이 효성그룹과 비정상적인 자문 계약의 형태로 맡은 사건 변호가 변호사법 위반이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8일 경찰은 효성그룹의 회삿돈 유용 의혹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이는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과 아들 조현준 회장 등 회사 총수 일가가 2013년 이후 회삿돈을 오너일가 형사사건 변호사 비용으로 지출했다는 의혹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조 전 회장 등이 수사 대응과 구속수사를 면하기 위해서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 막대한 자문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관 변호사들이 비정상적인 자문 계약의 형식으로 형사사건을 변호한 것은 변호사법, 세법상의 위반이 의심된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경실련 측은 성명서에서 2013년 11월, 조석래 명예회장이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과 자문 계약을 맺는 등 다수의 고위직 출신 변호사, 직전에 퇴임한 유명 전관 변호사들과 변호사선임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측은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이 자문계약서는 착수금 3억원을 지급한다는 조항에 더해 자문이 성공적으로 종료되면 별도의 사례금을 지급하겠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며 “형식에서는 자문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 형사사건 성공보수약정이 포함된 불법적인 전관예우 수임 약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사실상 형사사건 변호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비정상적인 자문 계약의 형태를 통해 위임장을 작성하지 않음으로써 사건수임을 피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러한 형태의 형사변호인 선임과 변호행위가 변호사법 위반이 아닌지에 대해서 밝혀야 할 뿐만 아니라, 공직 퇴임 변호사의 사건수임신고와 활동내역 보고 등이 철저히 이뤄졌는지에 대해 밝혀져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효성그룹이 비정상적인 자문 계약의 형식으로 ‘전관예우’를 활용한 형사상 특혜 의혹을 받은 것은 아닌지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이후 효성그룹이 형사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전관 변호사들이 소속된 법무법인과 맺은 자문 계약은 사실상 전관 변호사들에게 거액의 보수를 주면서 사실상 법원이나 검찰에 로비해서 구속을 면하게 해달라는 형사 사건수임 약정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당시 조 명예회장에 대해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사건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고령과 건강 등을 이유로 영장이 기각된 바 있어 전관 변호사들의 선임이 수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의혹 역시 짙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효성그룹이 비정상적인 자문 계약의 형식으로 ‘전관예우’를 활용해 형사상 특혜를 받았던 것은 아닌지 이번 수사를 통해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게 경실련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경실련은 제대로 수사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효성그룹 비자금, 분식회계, 횡령 혐의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조석래 전 회장과 조현준 회장은 2003년부터 8900억 원대 분식회계를 통해 법인세 1237억을 포탈한 혐의 및 2007년부터 2008년 효성의 회계 처리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주주배당금 500억원을 불법적으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현준 회장이 200억 원대 배임·횡령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조사 결과 효성그룹이 2013년부터 전관 변호사들을 활용해 유리한 판결을 이끌고자 한 의혹이 진실로 드러난다면, 이 두 가지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재수사가 시급히 필요하다”면서 “경찰은 효성그룹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의 전관 변호사들의 비정상적 사건 변호 의혹이 드러난 만큼, 제대로 수사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효성그룹 비자금, 분식회계, 횡령 등 일체 의혹(법인세 포탈 및 배임 횡령 혐의)을 보다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