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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편의점에 간 멍청한 경제학자
[신간] 편의점에 간 멍청한 경제학자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5.08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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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면 항상 일정한 규칙이 있다. 음식이 진열된 뷔페의 앞쪽에 샐러드나 후식이 아니라, 기름이 많이 들어가 있는 튀김류가 놓여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빠르게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튀김류는 사실 만들어 먹기가 쉬운 음식이 아니고 패밀리 레스토랑에 방문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배가 고픈 상태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바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튀김을 보게 되면 많이 집어 가게 된다. 

“이 튀김을 먹으면 다른 건 못 먹게 돼”라는 이성적인 뇌의 활동이 있어도 결국에는 튀김을 짚기 마련이다. 배가 고플 때는 이성보다는 본능이 우리 머릿속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이성적인 사고로 자신이 좋아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고르기보다는 단순히 배고픔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을 고르는 게 인간의 뇌이다.

 

그래서 눈에 띄는 자리에 포만감을 유발하는 음식을 놓아주면 회전율을 높일 수 있고, 재료비를 줄일 수 있다.

한편으로 심리와 관련된 레스토랑의 기법은 또 있다. 레스토랑은 사람들이 많이 주문하는 스테디 셀러 메뉴를 뒤에 두고 잘 주문하지는 않지만 고급스러운 메뉴를 앞에다 두어 상대적으로 고객들이 메뉴를 비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렇게 했을 때 상대적으로 뒤에 있는 메뉴까지 저렴하게 보인다. 이것도 일종의 경제적 활동을 유발하는 심리적 기법 즉, ‘넛지’이다.

이런 사례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A : 12:00 ~ 13:00 한정 아메리카노 1500원
B : 하루 종일 아메리카노 1500원

이 문구를 단순히 봤을 때에는 B가 장사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언제든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서 구입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논리이다. 그러나 사람은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다. 오히려 ‘희소성’에 입각해 판단한다. 즉 “지금이 아니면 할인을 받지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며 줄을 서게 되는 것이다. 이와 달리 B의 경우에는 언제든 사먹을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사먹지 않는 경우의 수가 많아질 수 있다. 똑같은 조건이지만 희소성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

이 책은 편의점, 대형 마트, 영화관, 카페 등 우리 일상 속 매우 가까운 곳에 존재하지만 모르고 지나쳤던 것들에 어떠한 넛지가 숨어 있는지 그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넛지>의 저자인 리처드 탈러의 ‘넛지 이론’을 중심으로 기업의 ‘넛지 마케팅’을 속속들이 파헤치고 있다.

고석균 지음 / 책들의정원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