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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아파트 경비실 냉ㆍ난방 미설치 이유... ‘주민 및 동대표 반대’
서울시 아파트 경비실 냉ㆍ난방 미설치 이유... ‘주민 및 동대표 반대’
  • 윤종철 기자
  • 승인 2019.05.09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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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곳 중 4곳 미설치... 잘 사는 강남권 설치율이 11%p ↓

[한강타임즈 윤종철 기자] 서울시가 아파트(공동주택) 경비실 10곳 중 4곳은 냉ㆍ난방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오히려 잘사는 강남권이 강북권보다 설치율이 11%p나 낮게 나타났다.

특히 냉ㆍ난방 미설치 아파트 절반 이상은 ‘주민 및 동대표의 반대’ 때문인 것으로 조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경비실에서 경비원이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한 채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경비실에서 경비원이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한 채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가 지난 4월2일부터 22일까지 20일간 서울시내 총 2187개 아파트 단지의 경비실(총 8763개) 냉‧난방기와 휴게실 설치 실태에 대한 첫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유효 응답률은 80%(1752단지)다.

이번 전수조사는 작년 여름 사상 최악의 무더위를 겪으면서 폭염에 취약한 고령자 비율이 높은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노동환경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을 통해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서울 지역 아파트 경비실의 냉‧난방기 설치율은 64%에 그쳤다. 경비실 10곳 중 4곳의 경비원은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냉방기 없이 보낸 셈이다.

다만 올해 127개 단지가 냉‧난방기 설치 예정인 가운데 평균 설치율은 72%(8%p↑)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강북권(한강 이북 14개 자치구) 설치율은 70%(2598실/3709실), 강남권(한강 이남 11개 자치구)은 59%(2971실/5054실)로 강남지역의 설치율은 강북에 비해 11%p나 낮게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보면 성북, 종로, 동대문, 은평, 강동, 서대문, 강남, 중구, 성동, 마포 10개 자치구가 설치율과 유효응답률 모두에서 평균값 이상을 나타내며 최상위 그룹을 형성했다.

반면 구로, 도봉, 양천, 관악, 송파, 노원 6개 자치구는 설치율 또는 유효응답률이 50% 이하를 보이며 하위그룹을 형성했다.

유효 응답률이 낮은 일부 자치구의 경우 자료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재조사 또는 재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경비실 냉‧난방기 미설치 사유를 묻는 질문에는 “주민 및 동대표 반대”라고 답한 비율이 54%로 가장 컸다.

이외에도 ‘예산 부족 및 장소 협소(31%)’, ‘에너지 절약, 재건축 준비 중 등 기타(16%)’가 뒤를 이었다.

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서울 전역의 아파트 경비실 냉‧난방기 설치율을 높이기 위한 맞춤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미설치 사유의 절반 이상이 ‘주민 및 동대표의 반대’로 조사된 만큼, 노동인권적 관점에서 주민들의 인식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집중한다는 목표다.

현재 시는 동대표, 관리소장 등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아파트관리 주민학교’ 노동인권 교육과정에 5월 중으로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추가하고 교육생 간 자율적 토론으로 공감대 형성을 이끌 예정이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올 여름은 평년보다 더 더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에어컨 없이 좁은 경비실 안에서 근무해야 하는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폭염에 무방비 노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에어컨 설치율을 높일 수 있도록 자치구와 협력해 다양한 대책을 적극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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