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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통대란 피했지만.. 수천억 혈세 나가는 재정부담 어쩌나
서울 교통대란 피했지만.. 수천억 혈세 나가는 재정부담 어쩌나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9.05.15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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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11시간 진통 끝에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극적 타결했다.

서울시버스노조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5일 오전 2시30분께 영등포구 문래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임금단체협약 조정안에 합의했다. 파업 돌입 예정이던 오전 4시를 불과 1시간 반 앞둔 시점이었다. 노사 양측은 임금 3.6% 인상, 정년 2년 연장, 학자금 등 복지기금 5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조정안에 동의했다.

서울시 버스노사 협상이 타결돼 15일로 예정됐던 파업계획이 철회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버스종합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정상 운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 버스노사 협상이 타결돼 15일로 예정됐던 파업계획이 철회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버스종합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정상 운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로써 서울시내 교통대란은 일단 피했지만 준공영제에 입각한 현행 서울버스교통체계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커지는 상황이다.

서울시 버스운영체계는 기사 노동조건 등 다방면에서 타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앞서 있다는 평을 들어왔지만, 이를 유지하는 데 수천억 규모 혈세가 쓰이고 있다.

그간 버스 회사가 적자를 볼 경우 서울시가 재정을 투입해 메워주는 준공영제가 운영돼 왔는데 지난해 역대 최대인 5400억원이 지급되는 등 재정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버스가 지금처럼 준공영제로 운영된 것은 2004년도부터다. 시는 2004년 대중교통체계를 전면 개편하면서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준공영제는 지자체와 민간업체가 버스를 공동 운영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지자체가 설정한 노선에 맞춰 버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자체는 수익을 일괄관리하면서 운행 실적에 따라 각 회사에 배분하고 적자를 보전해준다. 서울시는 ▲수익성이 없는 노선 운행 ▲학생·청소년 운임할인 등 공적부담으로 인한 결손액 ▲운송수입금 부족액 등을 재정을 투입해 보조하고 있다.

그 결과 시는 매년 수천억원을 버스회사에 지급하고 있다. 버스운송수입금이 표준운송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그간 버스회사에 대한 지원액은 2004년 1278억원을 시작으로 2005년 2221억원, 2006년 1950억원, 2007년 1636억원, 2008년 1894억원, 2009년 2900억원, 2010년 1900억원, 2011년 2224억원, 2012년 2654억원, 2013년 2343억원, 2014년 2538억원, 2015년 2512억원, 2017년 2771억원, 2018년 2932억원 등이다.

이 같은 지원 금액을 놓고 일각에서는 준공영제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의회 정진철 시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6)에 따르면 현재 시내버스 전체 65개사 중 38개사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 따라 외부감사인을 선임해 외부회계감사를 받고 있다. 38개사 중 27개사의 외부감사인이 법정제한기간인 6년을 넘겨 연속 수임하고 있다. 또 버스회사들은 외부감사인 선임 시 서울시 사전 협의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모든 시내버스사업자가 시민의 세금인 보조금을 지원받는 만큼 독립된 외부의 감사인에 의해 회계감사를 받도록 해 보조금 관리의 투명성과 적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준공영제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매년 버스 파업으로 인한 교통대란 우려가 나오면서 완전공영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완전공영제로 전환할 경우 버스 노선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통행수요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 나아가 시는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가절감정책을 펼 수 있다.

완전공영제 운영주체로는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거론된다.

서울교통공사 정관과 설립조례상 사업가능영역에는 '도시철도와 다른 교통수단의 연계수송을 위한 각종 시설의 건설, 운영'이 포함돼 있다. '기존 버스운송사업자 노선과 중복되지 않는 버스운송사업'이라는 단서가 있긴 하지만 버스운송을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서울교통공사라는 명칭 속 '교통'이라는 다소 광범위한 표현 역시 향후 버스 완전공영제 도입을 통한 버스-지하철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완전공영제를 도입하려면 노선을 구입하기 위해 버스업체를 설득하는 게 먼저인데, 특허가 인정된 노선을 인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는 버스 사업자가 경영권을 공공에 양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 버스업체로부터 노선을 인수할 수 있다 하더라도 프리미엄이 형성돼 시가 예상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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