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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클럽 아레나
[신간] 클럽 아레나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5.20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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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클럽 아레나의 테이블 예약은 기본적으로 ‘비딩 시스템’에 따라 운용된다. 경매 방식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손님이 원하는 테이블을 차지하는 방식인데, 가장 인기 있는 클럽이 아레나이기 때문에 비딩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기도 한다. 

불경기임에도 비딩 시스템은 딴나라이야기이다. 유흥 내 물가는 독자적인 경제 논리를 가지기 때문이다. 가격은 술 한 바틀인데, 보드카나 위스키 같은 하드 리쿼인지 샴페인 바틀인지에 따라 같은 개수여도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비딩에서는 바틀 수만 따진다. 

비딩에 따라 테이블을 배정하는 시간은 10시인데 자리에 대한 권리는 클럽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 유효하지만 보통은 6~7시간 주기로 테이블이 교체가 된다. 이렇다 보니 집에 갈 시간이 되어서도 계속 자리를 지키는 사람을 클럽 내에서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테이블 가격이 고액인 탓도 있지만 사람들의 아쉬움이 더 큰 이유이다.

 

즐겁고 여유로운 척을 하며 자신이 고액 자리를 샀다는 점을 과시하지면 본질적으로 ‘허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아레나의 오픈 시각은 밤 12시인데 이 무렵부터 아레나 앞에 줄 서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레나 속에서의 삶은 자본주의의 가장 추한 모습을 그대로 박제해 놓은듯하다. 자기 과시욕과 그 과시욕을 동경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점철된 곳이 바로 아레나였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바라는 일이지만, 특히나 물신주의가 극대화된 클럽 아레나에서는 훨씬 많은 사람들이 지독히 바라는 삶이었다. 무엇보다 평소 자신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산다고 여기던 부자들이 인스타그램과 클럽 안에서 직접 목격하게 되었으니, 이와 같은 일확천금에 대한 소망은 커지뿐이었다. 차근차근 살아가도 어차피 저렇게 살 수는 없을 것이라는 계산, 그리고 당장 삶이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포기 의식은 합리적인 이유가 됐다.” (p140)

외모지상주의와 천민자본주의적 욕망 등 일상에서 금기시하고 숨기는 것들이 날것 그대로 전면적으로 등장하는 클럽은 우리 일상의 이면이며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사회의 자본주의적 욕망의 정점에 ‘강남’이라는 상징이 있듯 유흥 문화의 정점에 ‘클럽 아레나’라는 상징이 있다고. 아레나는 숨기려 해도 결코 숨길 수 없는 우리 욕망의 자화상이다.
    
최나욱 지음 / 에이도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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