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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아름다움의 진화 
[신간] 아름다움의 진화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5.23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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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지난 수백만 년 동안 조류의 종의 안팎에서 아름다움은 진화를 해왔다. 공작을 생각하면 떠올리기 쉬운 이 아름다움. 과연 아름다움이 진화를 해온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더 나아가 어떤 종으로 하여금 무엇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일까?

먼저 짝짓기 이야기를 좀 해보자. 구애장소에서의 짝짓기는 암컷의 배우자 선택을 통해 이뤄진다. 보통을 일부다처제 형태를 띈다. 선택의 주도권이 암컷에게 있는데도 일부다처제가 형성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암컷들은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를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지만 신랑감들 중에서 종종 ‘인기 절정에 있는 극소수의 수컷들’만을 만장일치로 선택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소수의 수컷만이 비교적 다수의 암컷과 짝짓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짝짓기 성과의 이 같은 쏠림 현상은 오늘날 인간들의 소득분포 편향과 매우 비슷하다.

 

가장 성공적인 수컷들이 짝짓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다른 수컷들은 1년 동안 단 한 번의 기회도 얻지 못한다. 어떤 수컷들은 평생을 숫총각으로 지낸다니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면 <종의 기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찰스 다윈이라고 하는 이름과, 그 이름이 생물학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유명한 존재지만, 정말로 중요한 다윈의 사상은 두터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누구든지 <종의 기원>은 알지만, 다윈은 또 하나의 명작을 남겼다.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이라는 저서이다. 

다윈의 죽음 이후, ‘다윈주의자’를 참칭하며 ‘자연선택’만을 남기고, ‘성선택’을 배제해버린 신다윈주의자들이 바로 그 범인이다. ‘적응주의’라고 하는, 자연의 모든 신비를 기능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맹신만이 남아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자연에서 나타나는 아름다움은, 자연선택과 적자생존의 개념만 가지고는 결코 오롯이 설명해낼 수 없다. 

저자인 리처드 프럼은 30여 년 동안 수리남과 안데스산맥 등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새들이 선보이는 갖가지 아름다움을 관찰하고 연구해왔다. 그리고 이 모든 자연의 경이와 아름다움이, 결코 “자연선택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성선택은 결코 자연선택의 시종이 아니라고 역설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갈망하던, 순수하게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교훈을 주는 책이다.

리처드 프럼 지음 / 동아시아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