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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돈의 지혜
[신간] 돈의 지혜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6.0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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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황금 자본주의’의 대명사 미국은 돈을 포용하는 국가이다. 한국과 일본 사회가 돈에 대한 노골적인 관심을 드러내면 ‘예의없는 사람’이나 ‘탐욕이 많은 사람’으로 그려지는 반면 미국은 그 자체의 영혼이 마치 돈으로 구성돼 있는 듯하다.

미국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미국인의 이익은 조물주가 그들에게 표하는 호의에 해당이 된다. 돈을 많이 벌면 신이 그만큼 그 사람에게 복을 줬기 때문이라는 논리로 귀결된다. 게다가 미국에서의 돈은 신앙을 낳기도 했다. 미국에서 부자들은 자신의 구원을 공고하게 해주는 교회를 과시적으로 지어 올렸다. 스탠더드 오일의 창업주이자 세계적인 자산가였던 존 록펠러는 20세기로 접어들 때 이런 말을 했다.

“신은 나에게 돈을 주셨습니다.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신께 받았으니 잘 계발해서 세상에 이롭게 쓰는 것이 마땅합니다. 나는 그런 재능을 타고난 이상, 돈을 더 많이 벌어들이고 양심이 허락하는 대로 내 동포를 위하여 잘 쓰는 것이 이 세상에서 다해야 할 의무라고 여겼습니다.”

 

동포를 위한다는 그럴듯한 말 같지만, 결국에는 돈을 잘 번 것은 내 능력이고 그 능력은 신이 주신 은총이라는 이야기이다. 이 한 문장에 미국인들의 돈에 대한 철학이 녹아 있다.

이 같은 사고방식은 유럽과는 다른 자본주의 속성의 국가가 되는 데 일조하게 된다. 즉 미국은 비록 인구의 12%에게 공적 지원을 하고는 있지만 유럽식 복지국가 수립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신의 명령으로 부자가 되었다는 설명과 함께 가난뱅이는 그냥 팔자가 그렇다는 생각이 미국 내에는 아직도 팽배하다.

그런 까닭에 미국 내 불평등은 더욱 더 심화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나친 불평등 때문에 아메리카 드림이 끝날 것이라고 한 경고도 궤를 같이한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은 유럽의 봉건제를 자본주의만의 방식으로 답습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봉건주의적 관점에서 자본가는 귀족이며, 그 자본가의 자녀도 여전히 귀족일 확률이 높고, 그 손자, 손녀도 대대로 귀족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고가의 의료비도 내지 못해 수술도 받지 못한 채 존엄한 인간의 삶을 스스로 마감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문제인가? 그렇지는 않다. 그들은 돈의 미덕을 믿고 돈을 덕으로 여긴다. 정치가 화폐의 적법성을 마련하고 국력을 화폐에 투영함으로써 그들은 번영을 이루고 있다.

돈은 돈 그 자체로 소중하다. 돈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궁극적인 문제이다.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금전적인 풍요로움이 꼭 정신적인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켜준다는 점에서 위로가 된다.

<돈의 지혜> 부유한 사람에게는 돈을 가치 있게 사용하는 지혜를, 부유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스몰 머니’만으로도 멋지고 우아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용기를 준다.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 흐름출판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