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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이토록 멋진 기업
[신간] 이토록 멋진 기업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6.13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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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일본에서 TOTO 비데가 개발된 것이 1980년대이다. 비데는 우리 상식과는 다르게 가장 먼저 일반 주택에 보급이 되었다. 당시 일본은 버블 경제에 힘입어 신축 주택 건설 붐이 일었다. 이 시기 신축 주택은 120만~170만 채에 달했다. 일반 주택에 비데 공급을 하기만 해도 생산 물량이 모자랄 정도였던 셈이다.

그러나 신규 주택 착공은 우리가 알다시피 거품경제가 붕괴되면서 크게 줄었다. 다만 이후에는 사무실이나 호텔 등 공공시설에 비데가 공급되면서 보급이 확산되기 시작한다.

일본의 이런 시장 상황과 달리 미국은 비데가 오래도록 보급되지 않았다. 미국인은 비데를 혐오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단지 화장실 변기 공사업체와 화장실용품 제조회사가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맺게 되면서 시장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그러던 것이 2002년 CNN 등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TOTO 비데에 대해서 보도했는데, 당시 TOTO 비데는 쾌적함보다는 ‘친환경’으로 인정을 받았다. 미국은 물 부족이 심하기 때문에 친환경 화장실이 꼭 필요한 국가였다. TOTO 비데가 그 빈자리를 채웠던 셈이다.

일본의 환경 기술이 미국에서 통한 사례는 더 있다. 1970년 미국에서 배기가스를 규제하는 머스키법이 제정되었는데,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 오염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면서 제정이 된 것이다. 머스키법의 골자는 ‘1975년형 자동차부터 일산화탄소, 탄화수소를 1970년 배출 규제기준의 10분의 1 이하로 한다’는 것이었는데 제조업체에는 매우 엄격한 법으로 작용했다.

이때 혼다의 저공해 엔진 ‘CVCC’가 각광을 받게 된다. 배기가스 규제는 혼다를 비롯한 일본차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친환경이란 화두는 과거나 미래나 산업계에서는 반드시 풀고 갈 숙제이자 기회의 땅으로 인식이 되는 분야이다. 그리고 그 기회는 기술력으로 쌓아올린다. 일본 자동차 기업 스바루 역시 그렇다.

도요타나 혼다에 비해서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스바루는 ‘충돌하지 않는 자동차’를 개발한다. ‘안전’이라는 화두에 올인하게 된 것이다. 이 역시 미국에서 주효하게 작용한다. 아이들 통학을 위해 여성들이 많이 운전하는 미국에서 ‘안전’이라는 가치가 단번에 수요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IIHS’의 안전평가 인정제도인 ‘톱 세이프티 픽’에도 매년 연속 스바루의 전 차종이 선정되기도 했다.

스바루의 철학은 ‘도요타와 경쟁하지 않는다’이다. 자본규모가 큰 회사들과 같은 경기장에서 싸우다가는 치명상만 입을 뿐이다. 작은 회사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자기만의 가치를 무기로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눈부신 속도전에 밀려 거대 기업들마저 한순간에 나가떨어지는 살얼음판 같은 기업환경. 이런 상황에서도 탄탄하게 약진하는 기업들은 있다. 오래된 장인정신에 IT를 덧입혀 첨단기업으로 탈바꿈하거나,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관으로 펄펄 날아오르는 사람들. 눈앞에 도사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진화하며 승승장구하는 기업들은 대체 어떤 무기를 손에 쥔 걸까?

이 책에는 남다른 행보로 혁신을 이룬 11개 일본 기업의 이야기는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생생한 감동과 실천적 영감을 선사한다. 

후지요시 마사하루 지음 / 황소자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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