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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사고 죽이기 그만! 백년대계 교육 신중함 필요
[기자수첩] 자사고 죽이기 그만! 백년대계 교육 신중함 필요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9.07.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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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자율형사립고(자사고) 13곳 중 8곳에 대해 ‘지정 취소 결정’을 내리며 교육현장에선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전국 42개 자사고 중 22곳이 몰려 있는 서울 지역에서 3분의 1이 넘는 자사고가 무더기로 지정 취소되면서 학부모와 교육관계자들이 반발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정 취소 결정을 받은 자사고들은 “불공정한 평가를 통한 자사고 죽이기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법적 대응하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교육감 성향에 따라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엎어버리는 것을 국민들은 언제까지 봐야 할지 답답한 노릇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별 점수를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합격점이 70점이라고만 했다. 자사고 측이 학교 간 우열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사유가 있었지만, 교육현장의 반발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 심의위원회의 일정과 장소, 위원 명단도 비공개로 붙였다. 시교육청 자사고 운영평가 계획에 ‘평가위원은 공정하고 편향적이지 않으며 학교 실정에 정통한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한다’고 돼 있지만 이를 외부에서 검증할 방법은 전무하다. ‘깜깜이 평가’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자사고연합회가 평가 기준과 평가위원 선정에 대한 정보공개와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권에 따라 180도 바뀌는 교육정책은 학생·학부모들의 불편과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교육정책은 백년대계다. 안정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다. 교육이 진보·보수의 이념 논쟁과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자사고는 2002년 김대중 정부 시절 학교 선택권을 넓히고 고교평준화의 획일성을 보완하기 위해 자립형사립고라는 이름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포함한 친(親)전교조 교육감들은 “자사고가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일반고를 황폐화시킨다”는 이유로 적폐로 몰고 있다. 공교육 실패 원인을 자사고 탓으로 돌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자사고가 없어진다고 일반고가 되살아나겠는가. ‘기계적 평등주의’에 대한 집착은 교육의 하향평준화를 부를 뿐이다.

교육당국이 ‘자사고 죽이기’에만 골몰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존하려면 창의적 인재를 적극 양성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진다. 정부는 수월성 교육을 유지하면서 공교육 수준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교육부 장관은 자사고 폐지 승인을 거부해야 할 것이다. 이참에 문재인정부의 자사고·외국어고 폐지 공약도 철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