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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T-지식IN] 음주운전 면허취소 구제 “운전경력에 대한 유감”
[한강T-지식IN] 음주운전 면허취소 구제 “운전경력에 대한 유감”
  • 송범석 행정사
  • 승인 2019.07.19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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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면허 구제를 위한 행정심판을 진행할 때 여러 가지 요소가 구제에 영향을 미친다. 일단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대략 20가지 정도인데, 그 중에서도 핵심요소를 꼽으라면 ‘혈중알코올농도’, ‘운전경력’, ‘음주운전 적발 횟수’, ‘음주운전 사고 발생 여부’, ‘벌점 여부’, ‘면허의 필요성’이다.

이 중 ‘운전경력’은 언제부터 운전을 했는지를 묻는 게 아니라, 최초 면허를 언제 취득했는지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최초 면허의 개념이란 원동기장치자전거는 해당이 되지 않고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는 면허를 의미한다.

모두다행정사 송범석 대표
모두다행정사 송범석 대표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운전경력을 구제 요소에 포함하는 원리는 단순하다.

20년 정도 운전을 했던 사람과 이제 막 운전면허를 따 6개월간 운전을 했던 사람 중, 누가 더 음주운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을 할 기회가 많을까? 당연히 전자이다. 기회의 위험도로 따지면 20년간 운전을 했던 사람은 6개월간 운전을 했던 사람보다 운전 경력이 20배가 길고, 그에 입각해 법규를 어길 기회도 20배는 더 많았다는 단순한 논리가 성립된다. 운전경력이 길수록 위법행위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원리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좀 억울한 점이 없지 않다.

먼저 혈중알코올농도나 음주운전 적발 횟수, 사고 발생 여부 등은 위법성의 척도로써 활용이 될 수 있다. 가령 0.100%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나온 사람보다 0.200%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나온 사람이 더 비난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벌금도 훨씬 많이 낸다. 초범보다는 재범이 비난 가능성이 크며, 사고를 일으키지 않은 사람보다는 사고를 일으킨 사람이 비난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과연 운전면허 취득으로부터 경력이 1년밖에 안 됐다고 이 사람에게 사회적인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을까? 그건 다른 문제이다. 운전면허를 언제 따느냐는 철저하게 개인의 기호의 문제 또는 선택의 문제이다. 또한 연령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울러 외국인이나 탈북자, 오랜 이민 생활 끝에 한국으로 돌아와 면허를 취득한 대한민국 국민 등은 운전 경력이 상대적으로 짧을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운전면허 취득 연도를 행정심판 등에서 중요한 요소로 보고 그에 따라 면허 구제의 당락을 좌우하는 인자로 여길 필요가 있는가 하는 비판이 제기된다. 물론,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구제 인자로서 운전경력에 대한 어떤 기준도 내놓은 적은 없다. 그러나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행정심판에서 운전경력을 따진다는 것 정도는 관계 법조인들을 통해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 달리 행정심판 후에 진행하는 행정소송에서는 운전경력을 행정심판만큼 중요하게 보지 않는 듯한 인상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행정법원은 ‘비난 가능성’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 같다.

결론적으로 비난 가능성의 성격이 거의 없는 운전 경력을 굳이 행정심판의 주요 구제 판단 요인으로 여길 필요가 없다고 본다. 운전경력에 대한 판단을 줄이고 그 대신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다가 대리운전 기사를 보내고 잠시 이동 주차만 하다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든지, 폭행을 피하려고 어쩔 수 없이 차 안에 피신을 했다가 음주운전으로 적발이 됐다든지 하는 사례와 같이 ‘억울함’에 대한 참작 정도를 더 높여서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