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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신간]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8.02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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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적이 강할수록 나는 더 강해진다.”

로마의 방식은 철저하게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전통을 고수하기보다 지금 도움이 된다면 바로 오늘이라도 바꿔버리는 것이다. 이는 로마가 치른 전쟁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로마는은 카르타고와 앙숙 관계였는데 로마의 정치가 카토는 원로원에서 어떤 연설을 하든 마지막에는 항상 “카르타고는 사라져야 한다”고 경고를 덧붙였다는 일화가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결과는 알다시피 로마의 승리였다. 3차에 이르는 포에니 전쟁에서 로마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거둔다.

모든 사람이 카르타고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카르타고는 무역을 바탕으로 해 육성한 해상병력이 어느 나라보다 막강했다. 로마는 육지에서 싸우는 전법에 특화가 돼 있었으나, 카르타고의 지정학적 위치상 육지에서 전쟁을 하기는 불가능했다. 결국 로마는 바다에서 승부를 결정지어야 했다.

 

당시에는 대포가 없었기 때문에 해전에서도 단순히 배 앞에 쇠같이 뾰족한 것을 달고 서로 부딪치는 방법으로 전투를 벌였다. 당시 카르타고는 전 세계에서 가장 배를 잘 다루는 민족이었고 이에 비해 로마는 해군조차 없었다. 

로마는 생각을 비틀었다. 사실상 로마는 육지에서의 전쟁은 능했지만 바다에서 카르타고를 이긴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했다. 보통의 문명은 불리한 싸움은 포기했겠지만 로마는 달랐다. 로마는 바다를 육지로 바꾼다.

이를 위해 코르부스라는 것을 개발했는데 끝이 뾰족해진 다리를 만들어 배가 서로 가까이 있으면 카르타고의 배가 충돌하기 전에 배에 다리를 이어버리는 전법을 썼다. 다리의 끝은 뾰족했기 때문에 일단 배에 찍히면 다시 뺄 수도 없었다. 이렇게 배가 연결되면 이때부터는 백병전이었다. 연결만 되면 배는 더 이상 배가 아니었다. 바다나 육지나 똑같이 상황이 돌아가게 된다. 육지에서 훨씬 능한 로마가 이길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로마는 바다를 육지로 바꾼 생각의 전환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하면 로마의 경쟁자 중의 하나인 켈트족은 전투력만큼은 로마를 앞섰다. 개인의 용맹을 강조했기 때문에 죽음도 불사하는 이 민족이 로마에게는 큰 골칫거리였는데, 이는 조직적 전투를 못한다는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기도 했다. 로마는 이 지점을 공략했다. 로마군의 조직적인 방패 대열은 총과 대포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전쟁의 교본으로 활용이 될 정도로 철저하고 훌륭했다. 해전을 육지전으로, 용맹한 무질서를 전술적인 질서로 대응한 로마는 이처럼 시시각각 변화를 통해 자신의 영토를 넓혀갔다.

이 책에는 역사에서 미래를 발견하는 뇌과학자의 빛나는 통찰이 담겨 있다. 저자인 KAIST 교수이자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는 과학, 철학, 역사, 예술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역사를 읽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제국의 탄생과 멸망 그리고 유산까지, 로마의 방대한 역사 속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 지점들을 예리하게 분석한다. 

저자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과 부를 누리는 지금의 세계가 멸망한 로마 제국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고 말한다. 영원할 것만 같던 제국이 사라졌듯이 우리의 세계도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했다면? 과학적 혁신에 심취한 21세기, 융합적 지식인의 눈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꿰뚫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