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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아프리카칼럼③] 나이지리아가 주도하는 '아프리카의 뿔' 내 평화, 가능할까?
[중동아프리카칼럼③] 나이지리아가 주도하는 '아프리카의 뿔' 내 평화, 가능할까?
  • 이설아 기자
  • 승인 2019.09.23 0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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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오로모족 에티오피아 총리 아비 아흐메드의 이모저모

[한강타임즈 이설아 기자] 15일 에티오피아 현지 매체 Ezega News는 아비 아흐메드(Abiy Ahmed) 에티오피아 총리가 "에티오피아는 통일된 국가로서 근미래 내에 번영할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에티오피아인 제노사이드(genocide) 문제로 국내 인종 간 갈등까지 극심해진 상황 속에서 아흐메드 총리가 국론 통합에 나선 모양새다.

아프리카에는 대륙의 모양이 마치 뿔처럼 불쑥 튀어나와 '아프리카의 뿔(The Horn of Africa)'이라 불리는 북동부의 10여 개 국가가 존재한다. 해당 지역은 수많은 인종·종교·산업 간 갈등으로 인해 아프리카의 화약고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아비 아흐메드 총리에게 내려진 가장 중대한 과제는 이러한 아프리카의 뿔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특히나 아흐메드 총리는 에티오피아 최초의 오로모(Oromo)족 총리이기에, 인종 간 화합을 구축하는 데 있어 그 상징성이 막대하다.

에티오피아는 다종족국가로 전 민족의 65%가량이 암하라(Amhara)와 오로모로 양분되어 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에서 압도적으로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집권 연정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은 대부분 소수민족인 티그리(Tigray)족 출신으로, 암하라와 오로모족은 권력에서 배제당해 왔다. 이러한 차별이 수십여 년간 누적되자 두 민족은 2016년부터 전국적인 시위를 벌이기 시작한다.

군사 당국에 대한 유혈 충돌마저 불사하는 시위대의 기세가 도저히 사그라지지 않자, 2018년 2월 당시 에티오피아 총리였던 하일레마리암 데살렌(Hailemariam Desalegn)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후 사임한다. 이로부터 2개월 후 EPRDF가 암하라와 오로모족을 달래기 위해 내세운 42세의 '젊은 총리'가 바로 아흐메드 총리이다.

아흐메드 총리는 집권 이후 파격적인 개혁 정책을 펼쳐나간다. 우선으로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경제 민영화 조치를 발표한다. 만년 적자를 기록하던 국영 에티오피아항공을 비롯해 통신 및 철도, 제조업 등에서의 민영화 조치로 에티오피아를 투자자들에게 전면 개방하기도 한다. 또한 에리트레아가 에티오피아로부터 분리 독립해나간 이후로도 계속된 국경 분쟁에서, 문제 지역을 에리트레아에 양보함으로써 역사적인 종전을 끌어낸다. 2018년 7월의 양국 정상회담은 무려 20년 만에 이뤄진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정상회담이다. 개혁 행보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아흐메드 총리는 정치범들 또한 석방했으며, 내각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기도 했다. 이로써 에티오피아는 정치권에서의 양성평등을 표방한 아프리카의 유이-나머지 한 국가는 르완다-한 국가가 됐다.

물론 아흐메드 총리의 집권으로 에티오피아와 아프리카의 뿔에 대한 미래가 마냥 장밋빛이라고 볼 순 없다. 아직도 에티오피아는 시위대를 강제 진압하는 등의 인권 유린을 저질렀다는 국제사회의 의심을 사고 있으며, 에티오피아 내부에서의 불안요소 또한 산재해 있다. 자신들을 오히려 탄압하고 있다는 티그리족의 불만과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오로모족들이 잔존이 그 요소들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급기야 2018년 9월 아흐메드 총리를 향한 테러를 야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재 에티오피아는 자국을 넘어 케냐와 소말리아의 해상 분쟁을 중재하려 하는 등 주변국들의 평화 또한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4월 유네스코(UNESCO)가 아흐메드 총리에 '펠릭스 우푸에-부아니 평화상'을 시상한 것 또한 이러한 노력을 인정해서이다.

한국 또한 평화와 개혁을 선도하는 에티오피아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3500여 명의 파병을 보냈던 '은인'이기도 하며, 아프리카연합(AU) 본부의 소재지로서 대아프리카 외교에 중요 국가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25~26일 방한한 아흐메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장관급 공동위원회를 신설해 양국 간 통상 및 투자 증진을 결정하기도 했다.

과연 아흐메드 총리가 아프리카의 뿔에 임기 동안 항구적인 평화의 씨앗을 뿌릴 수 있을까? 기대해볼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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