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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최초의 가축, 그러나 개는 늑대다 
[신간] 최초의 가축, 그러나 개는 늑대다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09.25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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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개의 뿌리는 늑대이다. 반려동물 이전에 개가 가축이라는 점에서 늑대는 가축화된 최초의 종으로 인정이 된다. 인간으로 구성된 대부분 개를 반려동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런 가축화가 언제부터 시작이 됐는지는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이 논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어떤 형질을 갖고 있어야 늑대인지 혹은 개인지는 너무 모호하다. 

즉 ‘모든 개는 늑대다. 하지만 모든 늑대가 개는 아니다’라는 명제 속에서 우리가 ‘개’라고 생각하는 동물과 ‘늑대’의 경계선이 뚜렷하지가 않다는 점은 확실하다. 생물학의 체계를 잡은 린네에 따르면 이들의 분류 체계는 전형적인 야생 형태와 가축화된 형태이다. 즉 야생성이 있다면 늑대이고 가축화하면 개라는 인식인데, 이는 어딘가 많이 부족한 논리이다. 늑대를 길들여서 같이 살고 있는 사람도 많은데, 이 같은 단순한 분류에 따르면 길들여진 야생 늑대조차 개로 인식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여하튼 <최초의 가축, 그러나 개는 늑대다>의 저자들도 여러 논의의 지평을 열면서 잠정적인 결론을 내놓는다.

 

“시베리아 사냥꾼들과 그들의 후손에게 개는 미국인 대부분이 늑대로 착각하는 가축화된 동물일 뿐이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개는 늑대다. 실제로 이들은 개와 늑대를 거의 구분하지 않는다. (…) 개라는 용어를 정의하기가 매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전통 그리고 심지어는 자신만의 문화적 전통을 가진 특정 개인들도 어떤 종류의 갯과 동물이 자신의 삶과 사는 공간을 공유하기에 가장 좋은지 서로 매우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p79)

한마디로 개와 늑대의 구별은 결국 그 사회의 문화적 특성에 크게 기인한다는 것이다. 

특히 개와 늑대를 구분하지 않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독특한 관점으로 늑대 혹은 개를 바라봤다. 저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대평원 지역의 최소한 주요 세 부족 이상의 인디언 부족에서 사냥에 성공한 후 고기를 공유하며 인간과 늑대가 호혜적인 관계를 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늑대에게 고기를 제공하는 것은 일종의 존경심을 보여주는 방법이었다. 인디언들은 늑대에게 신비한 영적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텍사스 중동부의 통카와족의 경우에는 그 뜻 자체가 ‘늑대의 사람들’이라는 뜻이며 이 사람들은 자신들이 신화속에 나오는 늑대의 후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런 까닭에 통가와족은 늑대를 절대로 해치지 않는다. 늑대를 사육하지도 않는다. 그들 자신이 곧 늑대라고 믿기 때문이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늑대를 평원에서 몰아낸 것은 인디언이 아닌, 침략자 곧 유럽인들이었다.

이들은 늑대와 인디언을 동일시하며 ‘사냥’했다. 그러면서 신성화됐던 늑대의 이미지를 추악하고 공격적인 이미지로 탈바꿈시킨다. 그 이미지는 여전히 계승돼 사람들은 늑대는 사람을 해치는 동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학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늑대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늑대에 물려 죽는 일은 벌에 쏘여 죽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이런 맥락에서 책은 늑대의 억울한 오명을 씻고 이 동물을 올바르게 이해하여, 과거 우리의 조상이 그랬던 것처럼 늑대(개)와 인간이 서로 상처를 주지 않고 조화롭게 사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레이먼드 피에로티, 브랜디 R. 포그 지음 / 뿌리와이파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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