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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진실부터 설리까지.. 악성댓글 10년 넘어도 달라진 게 없다
[기자수첩] 최진실부터 설리까지.. 악성댓글 10년 넘어도 달라진 게 없다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9.10.16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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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의 죽음이 악성 댓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망 원인이 최종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설리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설리의 심경을 담은 자필 메모가 발견됐다. 악성 댓글(악플)로 인한 스트레스가 그의 죽음을 초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인터넷 타살’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설리의 악성 댓글은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 2009년 걸그룹 f(x)(에프엑스)로 가수 생활을 시작한 설리는 2014년에도 악성 댓글과 루머로 고통을 호소하며 연예 활동을 중단한 경험이 있다.

최근에는 ‘여성의 노브라 권리’를 주장하며 개인 SNS를 통해 수많은 악성 댓글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설리가 가볍게 올린 사진, 발언 등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수많은 이들의 표적이 됐다.

설리는 가끔은 악성댓글을 다는 누리꾼들에게 맞서기도 하고 방송 프로그램 ‘악플의 밤’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여러차례 드러냈다. 그녀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이도 있었지만 결국 안타까운 결말을 맞게됐다.

설리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온라인 댓글은 그녀를 감싸안았다. 악성 댓글은 피해자를 몰아넣고 자기들 멋대로 해석해버리는 일의 심리적 폭력이다. 우리 사회는 상대방을 자신의 기준에 맞춰 단정짓고 비판하는 소통의 장애를 앓고 있다. 

악성댓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배우 최진실은 2008년 악성 댓글로 고통받아 우울증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에는 최태원 SK 회장의 동거인을 비방하는 댓글을 반복해 쓴 네티즌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났다.

악성 댓글은 초·중·고교생들의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한다. 교육부의 ‘2018 학교보고기반 심리부검’ 보고서는 “평소 정신건강 위험이 있던 학생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들은 카카오톡 등에서 갈등을 겪던 친구들의 비방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건전한 비판은 올바른 여론 형성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분노와 편견, 혐오를 부추기는 악성 댓글은 개인의 인격 살해를 넘어 공동체를 파괴하는 범죄 행위다. ‘악플 금지법’, '인터넷 실명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라도 악성 댓글에 대한 법적 규제와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 자유와 방종을 구분할 줄 아는 성숙한 누리꾼들의 모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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