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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는 뉴욕의 초보 검사입니다 
[신간] 나는 뉴욕의 초보 검사입니다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10.16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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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검찰 개혁’을 외쳤던 조국 법무부 장관이 가족과 관련된 각종 정치권과 사회의 공세를 못 이기고 낙마했다. 

현 정부와 조 전 장관이 염원했던 ‘검찰 개혁’은 이전 정부도 그 이전 이전 정부에서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정부마다 검찰 개혁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우리나라 검찰의 막강한 기소권 때문이다. 기소권 독점주의로 죄가 있고 없고를 정하는 실질적인 1차 판단은 사실상 검찰이 맡고 있다.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미국 검사들은 그들이 소유한 가장 강력한 창인 기소권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없다.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 때문이다. 대배심 제도인데, 미국에선 검사도 소송적 절차를 통해 대배심에 기소를 청구해야 한다. 대배심은 형사소송규칙상 16명에서 23명의 시민들로 구성되어야 하는데, 만약 이들 중 과반수가 검사가 제출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기소 청구가 중단된다. 즉 증거불충분을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미국에서 검찰의 역할은 표적을 정하는 것일 뿐이다. 정작 그 혐의자가 죄가 있는지 없는지 1차적인 기소 판단을 하는 것은 일반 시민들의 몫이다. 다시 말해 기소라는 국가권력의 최종 결정권이 검찰이 아닌 시민에게 있다. 그러나 미국 검사 역시 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증거를 수집해서 제출하는 것만으로도 무시 못할 권한인 셈이다.

이런 까닭에 미국에서도 검사에 대한 청탁이 많이 있다. 모습이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물밑에서 청탁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청탁 방지를 위해 미국은 한국 검찰과 달리 연방 검찰청, 주 검찰청, 그리고 지역마다 있는 지역 검찰청으로 힘을 분산시켜놨다. 한국 검찰이 대검찰청, 고등검찰청, 지방검찰청 등 수직적 계열로 움직인다면, 미국 검찰은 각각 독립적으로 세 기관이 서로 견제를 한다. ‘검찰 완전 분리주의’가 실현된 것이다.

검사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게 제도적인 장치를 마려한 미국의 사례는 우리가 충분히 곱씹어볼 만하다.

이 책에는 미국 검찰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뉴욕주 검찰청 ‘사회정의부’ 소속의 한국인 검사인 저자는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이 빚어낸 갖가지 사건을 마주하며 때론 분노하고 때론 절망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진짜’ 검사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 검사인 ‘사람’이 되기 위해 고민한다. 그는 장밋빛 도시 뒤 어두운 민낯을 마주하며 법의 한계에 좌절하고 정의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지만, 결국 그 답과 희망이 ‘인간’에게 있음을 깨달으며 우리가 ‘최소한’ 인간답게 살기 위해 가져야 할 생각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특별히 검찰의 분권주의에 대한 고찰을 세세하게 담고 있다.

이민규 지음 / 생각정원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