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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 
[신간]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9.11.25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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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2017년을 수놓은 키워드 중 하나는 ‘자존감’이었다. 낮아질 대로 낮아진 자존감을 끌어올리자는 세태가 반영됐다. 자존감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인데, 처음 이 단어를 사용한 사람은 미국의 의사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였다. 1890년대에 첫 사용을 했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는 100년이 훌쩍 넘어서야 제대로 주목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는 자존감이 없는 사회를 살았다. 타인에 의해, 타인을 위해, 또는 가족을 위해 희생을 하고 인내하며 꾹꾹 참는 게 당연한 사회였다.

자존감이 높으면 당연히 행복하다. 의사소통 능력과 융통성, 문제해결 능력도 우수하다. 무엇보다도 대인관계에서 늘 당당하다. 반대로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모든 것에 피해의식을 느낀다. 그들은 가정과 직장과 사회에서 주눅 들어 살면서 온전히 ‘나’를 감추고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모습을 가꾸기 위해 노력한다.

 

과도하게 친절하기도 하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전문가들은 자존감을 높이는 3가지 방법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것 ▲어린 시절의 상처로 남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 ▲하나씩 성취감을 이룰 것 등을 권장한다. 결론적으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것이 자존감을 회복하는 길이기도 하다.

자존감과 관련된 유명한 영화가 있는데 로베르트 베니니 감독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이다. 여기서 주인공 귀도는 4세 아들 조슈아와 함께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간다. 귀도는 조슈아에게 자신들은 게임을 위해 특별히 선발되었고 수용소에서 1000점을 먼저 얻는 사람이 탱크를 상으로 받는다고 거짓말을 한다.

죽음을 앞둔 절망적인 상황에서 생명을 포기하지 말라고 귀도는 아들에게 선한 거짓말을 한 것이다. 점수를 모으는 유일한 방법은 독일군에게 들키지 않는 것. 이 말을 믿은 조슈아는 나무 궤짝에 숨어 지낸다. 조슈아를 나무 궤짝에 숨겨 두고 아내를 구하려던 귀도는 결국 잡혀 죽음을 맞이한다. 다음날 조슈아는 누가 1등상을 받게 될지 궁금해하며 나무 궤짝에서 나와 사방을 둘러보는데, 마침 연합군 탱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조슈아 앞에 다가오고 조슈아는 환호한다.

아버지의 배려로 아이는 끔찍한 수용소 생활을 게임으로 보고 이겨낸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자존감, 자기조절을 녹여낸 영화이다. 아버지는 끔찍한 재난에도 굴복하지 않고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주기 위해 아들에게 선물을 준 것이다.

삶이 게임일 수는 없다. 그러나 삶을 게임으로 여기는 건 가능하다. 게임에서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더 좋은 무기를 얻고 좋은 어빌리티를 습득하듯이, 인내하면서 ‘존버’ 정신에 그간 모은 스탯을 다 찍는다면 그 스탯이 내 인생을 바꿀 것이다. 삶은 결국 자존감으로 버티는 게임이다.


백상경제연구원, 정창권, 민혜련, 신정현, 최옥정, 안하, 전미경, 조상인, 박원주, 나성인, 이정선, 정재서, 안나미 지음 / 한빛비즈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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