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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쓰러진 두 명, 황교안과 형제복지원 생존자
같은 날 쓰러진 두 명, 황교안과 형제복지원 생존자
  • 이설아 기자
  • 승인 2019.11.29 16: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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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단식 8일차와 24일차를 맞이해

[한강타임즈 이설아 기자] 29일 국회에서 두 명의 사람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단식으로 인한 실신이라는 점도 동일했다. 단식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택한 만큼 두 사람의 절박함은 정도를 쉬이 가늠할 수 없겠지만, 언론의 주목도와 그들이 갖고 있는 사회적 지위는 천지차이였기에 씁쓸함을 남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저지, 3대 친문농단을 진상규명하겠다며 단식에 나섰다. 27일까지 노숙농성을 진행하던 황 대표는 급격스러운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이송, 입원돼 29일 공식적으로 단식을 종료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실려간 27일, 국회 앞 국회의사당역 지붕에서 마찬가지로 단식농성을 벌이는 형제복지원 생존자 최승우씨를 진선미 국회의원이 찾은 모습 (사진=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실려간 27일, 국회 앞 국회의사당역 지붕에서 마찬가지로 단식농성을 벌이는 형제복지원 생존자 최승우씨를 진선미 국회의원이 찾은 모습 (사진=뉴시스)

언론의 집중도는 상당했다. 20일부터 28일 자정까지 '황교안 단식'으로 검색되는 네이버 뉴스의 건수는 8562건이었다. 자유한국당의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이 황교안 대표의 뒤를 이어 단식 투쟁을 연속해가겠다고 표명했다. 단식이 끝났어도 그 영향력이 지속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29일에는 지난 6일부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과거사법) 통과를 촉구하며 '한국판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 형제복지원 생존자 최승우씨도 국회 앞 국회의사당역 지붕에서 24일간의 단식 끝에 병원으로 실려갔다. 그러나 황 대표의 단식과는 관심도가 확연히 다르다. 6일부터 28일까지, '형제복지원 단식'으로 검색되는 네이버 뉴스는 고작 114건이다. 더 오랜 기간 단식을 진행했어도 약 75배 가까이 차이나는 보도량이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해 2년여 간 국회 앞에서 농성을 했고, 과거사법 개정안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번 달 초부터 (최승우씨가) 목숨을 건 단식과 고공농성에 돌입했지만 결국 아직도 국회는 감감무소식"라며 꽉 막힌 국회를 질타했다. "(28일) 형제복지원 생존자와 민간인학살 유족들이 나경원 원내대표 앞에 무릎을 꿇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민주당에게 가서 자유한국당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라고 하라”는 것"이었다며 과거사법 개정안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비판하기도 한 강민진 대변인은 "국회의원이라면 매일 같이 드나드는 국회 정문일텐데, 그간 형제복지원 단식농성장에는 단 한명의 자유한국당 의원도 방문하지 않았다"며 국가폭력에 의한 피해생존자들에 최소한의 책임감도 보이지 않고 있는 거듭 자유한국당을 규탄했다.

단식 하는 사람(황교안 대표)마저 누군가의 단식(최승우씨)에 책임이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 20대 국회, 2019년의 어떤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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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관장 2019-11-29 17:40:28
허망한 세상의 진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