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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서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저자 허유선을 만나다.
[인터뷰] 도서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저자 허유선을 만나다.
  • 박수빈 기자
  • 승인 2020.08.12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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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동반자, 소크라테스와 함께하는 철학의 기초부터 적용까지

[한강타임즈] 정형화 된 세상이 무너져내렸다. 만족스럽지는 않았어도 안정적이라 생각했던 모든 사회구조가 단 한순간에 송두리째 모습을 바꿔버린 것이다. 펜데믹 코로나 19의 여파로 더욱 극단적 환경에 처하게 되었지만, 사실 4차 산업혁명을 대두해 이미 이전의 생활 관습으로는 만족스런 삶을 살아갈 수 없게 되어버렸다. 어찌 보면 대다수가 갈망하는 ‘성공’이라는 개념조차 애초에 잘못된 것이 아닐까? 삶에 대한 고민, 나아가 자신에 대한 탐구가 더욱 절실해 지는 요즘 시기에 대중들이 ‘철학’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주요 교육 프로그램들도 연이어 철학을 주제로 한 강의 개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철학(哲學, philosophy)이라는 용어는 고대의 철학자 소크라테스(Sokrates, BC 470~BC 399)에서 비롯된 개념이라 한다. 소크라테스는 광활하고 무한하게 여겨졌던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에 집중하기 시작하며 논리를 구체화 시켰다. 특히 개인적 수준의 인간이 아니라 전 인류적인 ‘보편적 인간’을 대상으로 삼아 연구했다. 영혼은 지혜를 기능하는 이법(理法)으로 인간의 본질로 규정했고, 인간이 영혼을 잘 가꾸는 방법은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철학의 시초인 소크라테스의 말이나 글을 직접 전해 들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는 생전에 단 하나의 저술이나 일기조차 남기지 않았다. 다만 그의 제자나 지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만 그의 진리가 전해진다. 철학자이자 교육자인 허유선은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철학의 핵심을 정리해 설파하며 철학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다. 그녀는 소크라테스와 그의 지식을 ‘생각의 동반자’라고 표현한다. 소크라테스의 존재가 단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개념을 넘어 설명을 이어간다. 한마디로 모든 인간 고민에 대해 올바른 방향을 고려해볼 수 있는 전인류적인 지혜의 스승이라는 말이다. 최근 도서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를 출간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도서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의 저자 허유선
도서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의 저자 허유선

 

Q. 저자님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대학에서 강의 및 연구를 하며 대중 강연을 하며 ‘철학함’을 전하고 있다. ‘철학한다’는 것은 일상의 삶과 분리할 수 없다는 본질을 말하며 ‘잘 삶’에 관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 나가는 것을 뜻한다. 학술적인 연구도 하고 있지만, 철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현대인들이 쉽게 접하고 익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팟캐스트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Q. ‘철학한다’는 말이 익숙하지 않은데.
 흔히 철학 이론을 생각하곤 하는데 넓은 의미로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생각이란 익숙한 생각이 사고방식에 머무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나아가 더 넓은 관점에서 내 삶에 질문을 제기하며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간격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Q. 철학이 삶과 분리될 수 없다는 말은 어떤 의미인지. 
 우리는 누구나 대답하기 어려운 묵직한 질문을 자기도 모르게 고민하면서 살아간다. 예를 들어 ‘행복이란 무엇일까?’,‘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 거지?’ 등 이런 물음은 삶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이다. 지금을 삶을 돌아보고 숙고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철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물음만 던지고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을 수도,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질문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며 행동과의 간격을 줄이려고 노력할 것이다. 때문에 삶과 철학은 분리될 수 없지만, 누구나 ‘철학하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Q. 연구와 대중 강연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바쁜 와중에도 책을 출간한 동기가 있다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철학은 절대로 우리 삶과 분리할 수 없다. 철학이라는 학문, 이론들이 우리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고 일상의 철학적인 실마리를 철학이라는 학문과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는지를 안내하고 싶었다. 최근 철학에 관심과 흥미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철학에 다가가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 비전공자, 철학 공부 초심자에게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접근 방식을 안내하고 싶었다. 

Q. 도서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는 어떤 책인가.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철학과 생애를 소재로 삼아, 철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철학하는 방법을 전하고 일상 속에서 스스로 철학하는 활동을 할 수 있게 안내하는 철학 안내서다. 일상에 고민에서 시작해 고민이 단지 잡념으로 그치는 것과 ‘생각하는 활동’이 되는 차이를 시작으로 철학하는 사고 방식에 닿는 과정까지 함께 담아냈다.

Q. 많은 철학자 중 왜 소크라테스인지.
 소크라테스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철학자이기도 하고 그의 ‘대화술’이 철학 초심자의 흥미를 자극할 것이라 생각했다. 소크라테스의 주된 철학적 탐구 방법이기도 한 그의 대화술은 일방적으로 무엇인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질문과 답변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스스로 생각의 오류를 발견하고 더 성숙한 생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철학 초심자들이 직접 실천하고 철학하는 삶을 실천하기에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태도와 지향은 서양철학을 대표하기 때문에 서양철학에 접근하려는 초심자들에게 일종의 기준을 제시할 것이다. 

철학의 시초로 여겨지는 고대의 철학자 '소크라테스'
철학의 시초로 여겨지는 고대의 철학자 '소크라테스'

 

Q. 철학은 흔히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하는데 흥미를 붙일 수 있을까.
 어떤 일이든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면 어렵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철학도 마찬가지다. 철학의 가장 기초는 스스로 생각하는 일인데 우리는 이미 스스로 생각하고 있지 않나. 그 생각을 더 깊이 있게 확장하고 검토하는 것이 철학에 다가가는 것이다. 하지만 잘 생각하고 있는지, 제대로 행동하고 있는지는 스스로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철학책을 통해 혹은 선배나 선생님에게 물어가며 한다. 이 책이 ‘일단 철학해보는 사고’에 코치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Q. 책은 어떻게 구성했나.
 일상의 고민이 잡념으로 그치는 것과 ‘생각하는 활동’이 되는 것을 시작으로 한다. 생각하는 활동이 철학의 가장 기본적인 정체이기 때문이다. 철학의 기본 규정, 철학적 사고방식의 특징, 인생철학과 철학의 차이, 철학의 방법론, 철학의 문과와 주제, 일상적 사고에서 철학적 사고로 옮겨가는 단계적 사고법과 활용, 철학적으로 사고하려 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 철학하는 삶을 차례로 안내한다. 

Q. 철학도 트라이와 소크라테스의 대화로 구성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독자들이 철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철학도 트라이’라는 캐릭터를 설정해 철학 강좌의 형식으로 구성했다. 강좌에 앞서 트라이는 수강 신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여러 인물을 만나며 소크라테스가 누구인지, 서양철학사에서 무엇을 상징하는 인물인지를 알게 된다. 이후 소크라테스를 만나 그의 삶과 태도에 대해 알아가고 스스로 철학하는 법을 깨달으며 생각이 변화하는 과정을 겪는다. 트라이와의 철학 여정을 통해 독자들이 철학하는 삶에 다가가길 바란다. 

Q.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면 ‘철학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질문과 생각만으로는 어렵다. 먼저 자신의 문제에 충분히 집중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질문해야 한다. 그 질문에 대한 답변도 중요하다. 기존 생각에 갇힌다면 좀 더 발전된 생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이 바뀌었다면 생각과 행동의 간극을 줄이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Q. 책의 제목처럼 ‘잘 살고 있는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사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소크라테스를 통해 ‘잘 살고 있는 것’의 기준 정도는 알 수 있다. 생각하고 실천하며 그 과정에서 기존의 생각에 얽매이지 않는 삶, 적극적으로 묻고 검토하는 삶이 되겠다. 그러나 기준일 뿐 정답은 아니다. ‘어떻게 고민해야 잘 살고 있는지 알 수 있고, 잘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저마다의 답변을 철학적 사고를 통해 찾아야 하지 않을까.

Q. 그렇다면 철학적 사고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꾸준히 생각하고 인정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생각만 한다면 어렵게 느껴져 고민은 그냥 고민으로 남는다. 자신의 고민을 통째로 생각하기보다 조금씩 쪼개어 접근하길 바란다. 또 혼자 물어보고 스스로 대답할 때만큼은 방어심리를 내려놓고 솔직하게 생각해야 한다. 아무도 나를 평가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쉽게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만의 생각은 오류를 쉽게 범할 수 있어 좋은 사람들과 다양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필수다. 나도 오류와 오해 속에서 계속 넘어지고 일어나고 고민을 반복하며 많은 대화를 나눈다. 사람과의 대화뿐만 아니라 철학사에 남은 철학자들도 포함된다.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면 철학의 과정을 걷고 있는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인공지능이 발전하며 사회적 변화와 그로 인한 윤리적 문제들이 생기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현재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역시도 나의 철학 과정으로 생각한다. 연구를 통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질문하며 생각을 더 깊이 있게 확장 시켜 나갈 것이다. 철학과 삶은 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의 삶의 문제와 학문으로서 철학을 연결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내가 안내하는 길을 함께 걷는다는 생각을 한다. 귀한 시간을 내어 이 여정의 동반자가 되어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 가끔 우리에겐 익숙한 것을 다시 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책을 보며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 자신에게 힘을 북돋길. 나아가 추상적이고 복잡해 보이는 철학책 역시 가장 기본적인 철학적 사고와 시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꾸준히 철학적 사고를 이어가며 각자의 삶에 산재한 고민과 관계하는 법을 터득하길 바란다.
 

도서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도서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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