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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역사 속 위인의 마지막 메시지가 전하는 인생수업" 도서 『울림』 저자 신동기를 만나다
[인터뷰] "역사 속 위인의 마지막 메시지가 전하는 인생수업" 도서 『울림』 저자 신동기를 만나다
  • 박수빈 기자
  • 승인 2020.11.16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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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를 위로하는 죽은 자의 마지막 한마디 | 삶의 향기를 간직한 37인이 전하는 인생 수업

[한강타임즈] “겨울이 잠이고 봄이 탄생이라면, 그리고 여름이 삶이라면 가을은 숙고의 시간이 된다. 잎이 떨어지고, 수확하고, 사철 식물이 지는 시기이다. 대지는 이듬해까지 장막을 친다. 이제 지난 일을 돌아볼 때이다.” 미국의 작가이자 프로듀서인 미첼 버제스는 일찍이 가을을 두고 숙고의 시간이라 표현했다. 수확의 기쁨과 함께 혹독한 겨울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가을은 어쩌면 우리의 인생과 비교해볼만 하지 않을까? 

무르익어버린 가을,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한산한 거리의 카페에서 만난 한 분의 신사는 완연한 계절의 감흥을 인생에 인생에 빗댄 듯 이야기를 이어간다. 인기의 신간 ‘울림’의 저자 신동기 작가는 그야말로 성숙한 이야기꾼이었다. 나이가 많다고 하여 쉽사리 말을 놓지 않는다는 그의 태도에서 느껴지는 신중함, 그리고 황송할 정도로 상대를 배려하는 작가의 모습은 마치 수 세기를 살아온 위인인 듯한 첫인상을 남겼다. 

아마 작품활동을 이어오는 과정에서 역사적 인물과 그들의 마지막을 연구하고 탐구해오고 있었던 이유이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나지막이 말한다. “인생의 마지막에 다다른 위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더 큰 통찰을 깨닳을 수 있습니다” 신간을 출간하며 역사적 인물들이 남긴 유언과 묘비명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친절히 인사 건네주셔 감사하다.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린다.
꾸준히 그리고 끊임없이 책을 쓰고 있는 작가 신동기이다. 건국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1년 동안 재직했었는데, 대학에서의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금융기관에서 13년이라는 세월을 근무하며 보냈다. 문득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할 가장 적합한 시기가 현재라는 생각으로 책쓰기와 공부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주로 다루는 분야는 인문학과 경영학으로 이를 결합하거나 전문화하는 형태로 기업, 기관 등에서 강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주기적으로 칼럼을 작성하고 있고, 늘 배움의 자세를 고수하기 위한 공부는 손에서 놓지 않는다. 

Q. 경제학과 인문학.. 다소 쉽지 않아 보이는데.
우리는 먼저 인문학 공부를 위해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이 있다. 일명 ‘문.사.철’이다. 문학과 역사 그리고 철학을 아우르는 지혜 말이다. 사실 오랜 기간동안 인문학 열풍이 꺼지지 않는 이유 역시 본질적인 추구와 탐구가 무한히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이 ‘인문학’이 무엇인지 그 범주를 잡기 위해 10년 이상의 시간을 연구에 매진했다. 그럼에도 방대한 지식을 규정화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밑도 끝도 없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나름의 연구로 총 15개의 카테고리를 나눌 수 있었다. 이는 역사, 종교, 철학, 정치, 경제 등으로 세부적으로 구분되며, 내용을 바탕으로 사회 여러 가지 현상들을 풀이하고 있다. 이번 책은 나의 14번째 저서로, 인문학과 실용 에세이의 중간 지점에서 교훈을 줄 수 있는 주제들만 묶어 옮겼다. 그러다보니 처음으로 ‘감성적’ 문체의 책이 됐다. 아마 독자에게는 충분히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도서 '울림'의 신동기 작가
도서 '울림'의 신동기 작가

Q. 금융기관에서 십 수년을 매진하다가 왜 돌연 ‘인문학’을 시작하게 됐나.
경영학을 전공하고 전문직으로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본질’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됐다. 지나치게 기술적인 경영능력과 능숙한 금융지식이 있더라도 결국 모든 일은 사람과 함께하고 살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느낀 것이다. 가령 리더십에 대해 설명하더라도 기술적인 교육 이면에는 역사나 철학, 종교와 같은 다양한 지혜들이 깃들어 기반하고 있다. 

경영학 역시도 마찬가지라 생각했다. 인문/사회학 지식을 기본으로 둔 상태에서 ‘조직행동론’, ‘인간관계론’ 등을 따져봐야 옳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본질을 모르는 상태로 표면적으로만 대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Q. 그런데, 그게 직장생활의 현실이 아닌가?
그런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과감히 좋은 직장을 뒤로 할 수 있었다. 사회생활과 공부도 마찬가지인데, 어떤 경우라도 늘 인식되는 ‘범주’가 존재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직장생활의 모습도 그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인문학적 관점도 마찬가지다. 공자 말씀이라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명언이 많지만 구체적으로 범주를 정해두지 않는다면 도통 본질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주희가 사서삼경을 정리했듯,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며 알아야 할 본질적인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은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렇기에 인문학 방법론에 대한 준비를 위해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자칫 동떨어진 이야기로 들를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과정은 실제 업무에서 활용 가능한 실전으로의 적용까지도 가능하다. 

Q. 신간 ‘울림’을 기획하신 의도 역시도 그러하겠다.
고전을 읽으면 참으로 많은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저서 중 하나인 ‘오래된 책들의 생각’은 이런 나의 심경의 시작점이 됐다. 책을 읽은 독자 중 한명이 유독 한 챕터에 흥미를 느끼고 애착을 드러내며 의견을 주었다. 바로 ‘묘비명’에 대한 내용이다.

마르크스, 공자, 칸트 등 세계의 기틀을 마련한 철학자들의 묘비명에서 참으로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묘비명은 어떠한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고인의 벼슬이나 공적 혹은 가족 구성원들의 이름이 각인되는 게 전부 아닌가. 이런 부분에서 참으로 큰 아쉬움을 느꼈다. 분명 우리나라의 위인들도 각자의 철학과 투철한 가치를 가지고 살아온 분들인데, 후세에 그런 의식을 전해지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생겼다. 그래서 이들이 남긴 유언이나 말년의 일화를 정리해서 전하고자 책을 기획하게 됐다.

백범 김구의 '백범일지'
백범 김구의 '백범일지'

Q. 마지막 한마디에 가치가 있어서 다뤘나.
유언이 있다면 유언을 담아보고 싶었다. ‘법정스님’이나 ‘이황’ 같은 분들은 자신이 유언을 미리 작성해 둔 반면, ‘김삿갓’은 그가 남긴 시를 통해 삶의 의지를 표현했다. 유언 이라는 형태가 아니라도 그가 전하하고자 했던 의지를 다룬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시대에 깨닳음을 전한 위인들의 삶의 마지막에 느낀 점은 우리에게 큰 통찰을 남길 것이기 때문이다. 

Q. 책 제목인 ‘울림’은 어떤 의미로 지었는지.
책을 집필하면서 마음 무겁지 않게 시작을 했는데, 자칫 주제의식마저 가벼워져서는 안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와 동시에 숙연한 마음이 들었고, 위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는 영혼적 교감을 하는 경험도 있었다. 비록 그들을 직접 대면하지는 않았지만 위인들의 삶 속에서 느껴지던 그 감정, 한마디로 ‘울림’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에 제목으로 삼게 됐다. 도서 ‘울림’을 통해 독자들이 보다 삶을 충실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Q. 책의 목차가 ‘미’, ‘진’, ‘선’으로 나열이 된다.
아마 독자들은 ‘진,선,미’의 순서가 익숙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에 책에서는 좀 순서를 바꾸어 설명을 이어갔다. 아마 책을 읽으며 가장 재미를 느끼기 쉬운 기준으로 순서했다. 먼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내용을 먼저 소개해 부담없고 가볍게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싶었다. 이어 ‘진리’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역사 속 인물의 마지막 말을 들여다보는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찾기 위함만은 아니다. 본질적인 의미가 되어줄 수 있는 진리에 대한 이해를 독자에게 전하는 장이다. 마지막으로 ‘선’은 모두에 대한 사랑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인간이 가진 특징이 감성과 이성이라고 가정한다면 ‘미’는 감성, ‘진’은 이성에 해당한다. 그리고 ‘선’은 이러한 감성과 이성이 합쳐진, 인간으로서의 본질적 가치에 해당된다. 

Q. 좋은 의미다. 그럼 그 안에는 어떤 내용들로 구성됐나. 
첫 장인 ‘미’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들에 대해 채웠다. 치열하게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위인을 선정했는데, 대부분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이중섭’이나 ‘박수근’ 등의 인물이 해당된다. 이들은 문학, 음악, 그림 등 문화예술 발전을 이룩한 위인들로 감성의 기쁨을 추구했던 인물들이기도 하다.

2장은 ‘진’을 다룬다. 진리를 위해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라는 제목을 선정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했던 사람들을 주로 다뤘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 함은 단연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자유, 평등, 인권 등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로 이것을 진리로 표현했다. 시대 상황이 바뀌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영원한 상수라 생각했다. 

 

도서 '울림'의 신동기 작가
도서 '울림'의 신동기 작가

Q. 책에서 바라보는 민주주의의 관점은 무엇인지.
민주주의는 정치/사상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인 삶의 원리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는데, 궁극적인 해결 방법은 민주주의 원리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 나 역시 이런 마음으로 누구에게도 말 놓기를 조심스럽게 한다. 성인이 된 이후의 사람과의 만남에서는 더욱 말 놓는 일이 없다. 사회문화에서 존중의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학창시절 배운 민주주의 개념을 벗어나 인간관계로 확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정신만 제대로 갖춰도 대부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2장의 위인들 이야기는 더욱 귀감이 된다. 

Q. 마지막으로 다룬 선하다는 것의 의미는.
3장은 ‘선’, 착하게 살아가는 것을 다뤘다. 가깝게는 가족을 위하는 것. 동네를 위하는 것. 국가를 위하는 것 나아가 세계를 위하는 것 등이 선의 진리와 동일한 의미다. 책에서는 사회나 국가 그리고 민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던진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사실 책 속에 등장하는 12명의 위인 대부분은 이 ‘선’의 영역에 해당되는 인물이다. 다만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나 그들의 삶 전체를 볼 때 인류 보편적 가치를 추구했다고 생각한다.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를 보면 단순히 대한민국의 독립만을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님을 엿볼 수 있다. 그는 꾸준히 인류 보편적 가치를 말하고 있다. 놀라운 점은 민주주의의 개념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그 당시에 보편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안중근 의사는 ‘동양 평화’를 이야기했는데, 일본이 조선과 중국을 침략할 때 내건 슬로건이 동양평화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말하는 동양평화는 잘못되다고 주장하며, 유언처럼 남긴 내용도 동양평화에 관련한 내용이다. 

Q. 최근 코로나로 다들 힘든데 책 속에서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코로나가 큰 환경의 변화를 가져왔다. 할아버지 세대는 일제감정기나 6.25전쟁을 겪으며 많은 사람이 죽어나갔다. 시기가 조금 더 흘러 아버지 세대에 이르러서는 보릿고개로 대표되는 식량문제로 굶어죽는 일이 잦았다. 반면 지금의 세대들은 생존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축복의 시기에 살고 있다. 다만 삶의 질을 결정짓는 집이나 결혼 등 생활에 대한 걱정은 더욱 커졌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이번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은 더욱 큰 충격과 불안이 되었으리라. 나 역시도 이런 상황이 버겁게 느껴지는데 젊은 세대의 독자들은 더 고민이 크겠다는 걱정이 든다. 코로나 뿐만 아닐지도 모른다. 기후나 자연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기에 우리는 더욱 마음을 굳게 다질 필요가 있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인간의 의지다. 37명 위인들의 이야기가 이런 시기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코로나 주어진 환경이기에 자체에 대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코로나를 스트레스로 생각하지 말고 (개연) 스스로를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의연하게 행동하는 시간이 되겠다. 책에서 말하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도서 '울림'
도서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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