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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단 속 Review: 소설] 도서 ‘명작 스마트 소설’
[한 문단 속 Review: 소설] 도서 ‘명작 스마트 소설’
  • 박수빈 기자
  • 승인 2021.07.13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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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고전소설 '명작 스마트 소설'

주수자 옮김문학나무 펴냄고전소설ISBN 9791156291237(1156291232)

 
도서 '명작 스마트 소설'
도서 '명작 스마트 소설'

 

법 앞에 한 문지기가 서 있다. 이 문지기에게로 시골에서 한 남자가 찾아와 법 안으로 어가기를 간청한다. 그러나 문지기는 지금은 입장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한다. 남자는 깊이 생각하고 나서, 그렇다면 나중에는 들어가는 것이 허용될지 묻는다.

그것은 가능하오.” 문지기가 말한다. “허나 지금은 안 됩니다.”

법으로 들어가는 문은 언제나처럼 열려있고 문지기는 옆으로 물러난다. 그 남자는 몸을 굽혀 안쪽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문지기는 그것을 알아채고는 웃으며 말한다.

내가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들어가고 싶다면 들어가 보시오. 그렇지만 내게는 힘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오. 나는 단지 최하급 문지기에 불과하오. 한 홀에서 다른 홀로 들어갈 때마다 더 힘이 센 문지기가 서 있다오. 세 번째 문지기의 모습만 봐도 벌써 나조차도 견딜 수가 없소

 

<법 앞에서 > p9~10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법 앞에서의 시작 부분이다. 법에 들어가고 싶은 시골 남자와 그 문을 지키고 있는 문지기. 법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남자를 어찌 된 영문인지 문지기는 막는다. 심지어 문을 통과하더라도 자신보다 더 힘이 센 문지기가 둘이나 더 있다고 위협하기 까지 한다. 결국, 시골 남자는 문지기가 입장을 허락해 줄 때까지 법의 문 앞에서 기다리는데, 오랜 세월동안 자신 외에는 들여보내 달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그는 죽음에 가까워져 있었다. 문지기는 이 문은 다른 누구도 입장 허가를 받을 수 없소. 왜냐하면이 문은 당신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오. 이제 나는 이 문을 닫고 가야겠소.” 라고 말하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3페이지 정도 되는 이 짤막한 소설에서 카프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법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부터 시골 남자와 문지기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인물인지, 왜 문지기는 시골 남자를 막았는지, 남자는 왜 박차고 법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는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소설은 특별한 해석이 존재한다기보다, 독자들의 방식으로 무한한 의미와 그에 따른 다각도의 해석이 가능하다.

도서 명작 스마트 소설은 프란츠 카프카, 애드가 앨런 포우, 오스카 와일드, 버지니아 울프 등 문학 역사상 가장 유명했던 작가들의 단편 중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꼽아 현대적인 형식으로 다시 번역, 구성된 도서다. 작품들이 1페이지에서 길게는 10페이지 정도로 짧지만,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는 매우 함축적이면서도 지극히 본질적이기도 하다. 또 각 작품마다 평설을 수록해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한편, 작품을 해석하기 위한 다양한 힌트를 제공한다. 출퇴근길과 같은 일상의 순간에 문학 대가들의 작품을 접해보는 건 어떨까. 평소 문학을 어렵게 느꼈던 독자들도 자신만의 해석을 통해 문학 작품과 한층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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