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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신드롬에 넘실대는 영웅없는 시대
서울지방보훈청 지도과 이강준
영웅 신드롬에 넘실대는 영웅없는 시대
서울지방보훈청 지도과 이강준
  • 서울지방보훈청 지도과 이강준
  • 승인 2006.12.0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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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타임즈
가히 사극 열풍이다. 사극하면 보통 생각하게 되는 궁중암투, 왕권쟁탈 같은 소재들은 이제 진부하기 이를데 없어져버렸다. 허준, 대장금 같은 퓨전 사극이 한동안 유행하면서 주연 배우들은 한류스타가 되었고 방송국들은 앞다퉈 비슷한 종류의 사극을 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제 사극의 새로운 공식은 바로 “영웅”이다.
 
  김명민, 유동근, 송일국.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극의 주인공들이다. 김명민은 종영된 ‘불멸의 이순신’에서 이순신장군 역할을 맡아 연기대상을 수상했고 유동근은 현재 방영되고 있는 ‘연개소문’에서 연개소문 역을 맡았으며 송일국은 ‘주몽’에서 역시 주몽역할을 맡았다. 주몽역의 송일국은 현재의 시청률대로라면 연말 연기대상에서 상 한 개 정도는 확실해 보인다.
 
  보통 TV드라마들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고들 한다. 사회에 이혼율이 높으면 드라마에는 반드시 이혼한 부부가 아이 양육권을 놓고 다투는 모습이 등장하기 마련이고, 실업률이 높다면 반드시 백수인 삼촌이나 나이 많은 형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사극 열풍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지금은 조선시대도, 삼국시대도 아닌데 말이다.
 
  이순신, 주몽, 연개소문은 공통적으로 난세에 태어나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들이다. 이순신장군은 뛰어난 역량으로 세계 해전 역사상 유래없는 연승을 이끌었고, 주몽은 아마도 한민족 역사상 가장 진취적 국가로 평가받는 고구려를 세웠으며, 연개소문은 지금까지도 중국의 경극에 그 뛰어난 무예가 전해질 정도로 강력한 무장이었다. 이들은 한 개인의 역량으로 민족의 존폐를 좌우할 만한 능력을 가진, 말하자면 역사의 조커였다. 이 조커들의 활약이 현재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열풍, 신드롬을 만들어 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 지금 우리 사회의 상황을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송일국의 잘생긴 외모는 둘째 치고 말이다.


  미국의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패권주의는 부담스럽고, 이런 미국과 점점 불협화음을 내는 정부는 더욱 불안한데다, 자고 일어나면 하도 솟구쳐 이제 어느 정도까지 올라갔는지도 무감각한 유가, 도대체 와 닫지 않는 이유로 싸우고 있는 이스라엘과 아랍, 그리고 북쪽의 누군가는 무슨 베짱인지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쯤되면 지도상에서 한줌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앞날이 캄캄하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며 불안한 마음에 불패신화의 이순신, 고구려의 시조 주몽, 얼마나 강했던지 중국 경극에까지 등장하는 연개소문 같은 걸출한 인물이 나타나 우리를 이끌어주고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생길만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우리 곁에 이런 영웅이 없다는 것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이참에 우리 모두 영웅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이순신, 연개소문, 주몽같은 큰 영웅은 될 수 없더라도 가정에서, 직장에서 작은 영웅이 되어보자. 지금의 우리나라를 있게 한 국가유공자들처럼 후세에 큰 이름은 전하지 못하지만 그들 하나의 영웅담이 모여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을 만들었듯이 우리도 하나하나의 작은 영웅이 되어 힘든 현재를 이겨나가 보자는 것이다. 당대를 풍미했던 이순신과 같은 걸출한 영웅, 우리의 조상들은 또 다른 큰 영웅이 태어나는 것 보다 우리 모두가 작은 영웅이 되는 것을 더 자랑스러워하지는 않을까?
 
  언제 올지 모르는 영웅을 기다리는 것보다 그 영웅을 키울 토양, 작은 영웅들이 든든하게 지켜나가고 있는 그런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난세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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