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 구성' 난맥상 여전...민생은 뒷전, 진영논리 펴기 바쁜 여야

與 "검수완박 끼워팔기" VS 野 "통큰 양보에도 책임여당 포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강타임즈 이현 기자] 여야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대척점에 섰다. 무려 한 달 동안 후반기 국회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지만, 여야는 서로 '국회 공전 책임론'을 떠넘기며 공방전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국가 경제난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머리를 맞대고 민생 대책을 골몰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정작 여야는 진영논리를 펴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 구성 협의안을 놓고 여야는 "검수완박 끼워팔기", "책임정치 포기한 여당"이라며 상호 공세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2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합의에 따라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하기로 했다"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합의 파기 선언을 안 했으면 한 달이나 (국회가) 공전할 이유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반환 소식에 협상 진전 있기를 기대했지만, 민주당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원 구성 협상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악법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사개특위 구성과 헌법재판소 제소 취소 요구에 대해 "(해당) 조건은 수용할 수 없다"며 "여야 합의가 국민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도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날선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작년 양당 원내대표 합의 존중 이행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정상화 의지를 보였다. 국회 운영 최우선 두려고 당 지도부 총의 모아 어렵게 결단했다"고 운을 떼면서 "지지자들 반대와 우려 속에도 크게 양보했지만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보여준 태도는 무책임이었다. 법적 권한 없는 전 원내대표끼리 약속이라도 지키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파기 선언했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민주당의) 결단과 요청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어음부도라는 말장난을 하더니 백지수표를 내놓으라고 막무가내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양보를 한 야당에게 굴종을 강요하는 것은 협치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민생경제 내버려두고 책임여당 포기한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 원 구성과 관련해 통큰 합의안을 제시했지만, 이를 거부한 국민의힘이 여당으로서 책임정치를 거부했다고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몽니와 억지로 정상화를 거부한다면 우리도 민생경제 더는 방치하지 말라는 국민명령 새기면 다수당의 책무를 다하겠다"며 "책임있는 여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박 원내대표는 "벽과 대화하는 것 같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이날 "민주당은 워크숍에서 국회정상화를 대다수 의견으로 채택해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협상 응하기 위해 제안했다"며 "제안을 신중히 검토하지도 않고 거절하는 모습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국회정상화를 고민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