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외교 성적표, '낙제점' 중평에 막말 논란까지...국민의힘은 '난색'

주호영 "전후사정 파악 중이라 언급 부적절" 말 아껴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강타임즈 이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약식 회담을 가진 뒤 행사장을 나서면서 "(미)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다.

윤 대통령으로선 이번 방미 일정이 사실상 외교 데뷔전이다. 그러나 30분가량의 '비공개' 한일 정상회담으로 외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 데다,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불과 48초 만에 '약식 회견' 형태로 사실상 인사치레에 그쳤다. 이에 윤 대통령의 첫 '외교 성적표'는 초라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당 지도부는 외교 무대에서 일국의 대통령이 경솔한 언행으로 국격을 실추시켰다는 지적에 대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정도로 답변을 피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행사장에서 빠져나오며 미 의회를 겨냥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아직은 전후 사정을 파악 중이라 말을 드리기 이른 상황"이라며 언급을 자제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과의 48초 대화 논란, 한일 '간담회' 논란에 대해서도 "외교부나 정부 측에서 의견을 듣고 말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총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당 안팎의 사정이 어렵다. 전부 서로 차분히 합심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확인이 안 된 말이 돌아다니는 것도 많으니 팩트를 철저히 확인하고 대응하는 게 좋을 듯하다"고 의원들에게 외부 메시지를 각별히 신경써 달라고 당부했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에 대해선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면서도 '이 XX' 막말 논란에 대해선 "이건 어떻게 커버(옹호)가 쉽지 않다"는 탄식이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본지에 "외교적 성과를 떠나 국제 무대에서 그런(이 XX) 발언은 적절치 않았다"며 "대통령은 그야말로 '상시 공직'이다. (윤 대통령이) 언행에 각별히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이번 만큼은 덮어놓고 비호할 수 없는 문제"라며 "국제 무대에서 실력 발휘로 국정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안타까울 뿐"이라고 탄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