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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김근태 의장 '相生' 정치실험
노 대통령 -김근태 의장 '相生' 정치실험
  • 업코리아
  • 승인 2006.07.0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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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안정 국정운영 시도하는 노대통령-열린당의 앞날
민생안정 국정운영 시도하는 노대통령-열린당의 앞날

"고생을 함께 했던 여러분들을 보니 마음은 무거워도 다시 밝아지고 얼굴이 펴진다. 왜 그런가 생각했더니 남이 아니라서, 특별한 사이라서 그런 것 같다"

어제 김근태 의장 체제 이후 최초로 당 지도부와 만찬회동을 가진 노 대통령의 발언이다. 당에 대한 애정이 물씬 느껴지고 당과 청와대의 각별한 관계를 강조하는 노 대통령이다. 이제 주목할 것은 '미래'와 관련된 발언이다.

"어려운 때는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며, 새롭게 멀리 내다보고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결국 함께 했던 사람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한동안 노 대통령을 향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던 당의 불만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당도 어렵지만 대통령도 어렵다"며 마치 대통령을 이해해 달라는 연민까지 느껴질 정도의 발언까지 했다.

전국을 돌며 당원과 의원들의 불만을 접수한 김근태 의장의 작심한듯 토로하는 문제제기를 거의 그대로 경청한 후에도 대통령은 당과 대통령이 공동운명체로서 당정협력을 통해 국정운영을 함께 해내가자고 주창하기도 했다. "대통령 탈당, 절대없다" "당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사까지 표명했다.

대통령의 이러한 움직임은 그동안 공공연히 "대통령이 가야할 길과 선거를 생각하는 여당이 가야할 길이 달라 너무 고민스럽다"며 탈당 의사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에 비교해 볼 때, 완전히 달라진 자세이다. 작년 대연정 제안 당시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느껴질 정도이다.

최근에는 국회연설 내용에 신경써달라는 김근태 의장의 발언에 불쾌하다는 반응으로 연설 취소를 해버렸다는 풍문까지 돌기도 했다. 당시, 김의장이 '신경써달라'고 부탁한 부분이 '노 대통령 탈당 후 거국내국 구성'이라는 제안이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언론에 보도되었을 정도였다.

이런 소문의 사실 여부를 떠나, 이번 만찬회동에서 보여준 노 대통령의 자세나 발언은 확연히 그전과 다른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여당 없이 국정운영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퇴색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역사에 남을 만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때로 민심에 거슬리는 정책을 추진할 수도 있어야 한다며 지지율에 신경쓰지 않겠다던 노 대통령이 여당 없이 국정운영을 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지지율 50%에 육박하는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어떠한 정치협조 제안에도 수용하지 않으리라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무엇'으로 역사에 남은 대통령으로 남을 지 뾰족한 수가 없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물론 여기에는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나름대로의 책임감과 임기가 1년 반 정도 남은 시점에서도 가장 최근(27일) 여론조사에서 14%대의 지지율밖에 기록하지 못한 것도, 나아가 지지율 상승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날 당 지도부와의 만찬회동 중 비공개 논의에서 김근태 의장은 전국을 돌며 수집한 당원들과 지역 위원장들의 문제제기를 거의 그대로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역현장 곳곳에서 노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크게 나왔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 적지 않은 당원들이 이번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집권여당 못지 않게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과 서민민생을 위한 참여정부 정책의 무능력을 더욱 강하게 질타했으며 이것이 '작심한 듯' 김 의장에 의해 전달되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부동산 정책 수정이나 한미FTA 신중한 추진 등을 받아들인 노 대통령의 수용이 진정한 것이라면 이는 수정의 방향이 옳고 그름을 떠나 상당하 변화된 자세로 평가할 수 있다.

사실상, 국정운영 스타일의 변화를 의미하는 이번 회동 결과는 한편으로 노 대통령이 김근태 의장 체제의 발언권을 인정하고 '기회'를 준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즉, 유력한 대선후보이지만 지금까지 최고지도자로서 통솔력과 정책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던 김근태 의장에게 대선후보로서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의장체제 하에서 당의 요구를 상당 수준 수용한 것도 김의장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겠냐는 것이다. 이는 만약 여당 내에서 유력한 대선후보가 출현할 경우 임기가 얼마 남지 않는 노 대통령으로서는 레임덕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용인이라고 평가된다.

그러나 이는 노 대통령으로서는 두가지 길을 전제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즉, 하나는 김의장 체제가 성공한다면 대통령 역시 달라진 국정운영 스타일로 동반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고, 만약 실패한다면 미련없이 노 대통령의 길을 가겠다는 의사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근태 당의장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당으로서도 이번 기회는 연말이 끝나면 본격적인 대선체제로 돌입하는 상황에서 마지막 기회라고도 볼 수 있다.

즉, 새로 취임한 김근태 열린우리당 당의장에 쏠린 힘과 대중적 관심을 고려한다면, 만약 김근태 당의장이 평소 '양극화 해소와 복지전도사'라는 별명만큼이나 민생을 위한 개혁정책과 국정운영을 당정 협력 속에서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면 김근태 당의장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대중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명실공히 유력한 대선후보로 재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슈아이 정세분석 보고서, 제3후보론 4회 참조)

우리당 역시 마찬가지이다.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있고 효과적인 정책 형성과 추진을 통해 대중의 신뢰를 되찾고 당 지지율을 올릴 수 있다면 정국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최악의 지지율과 국민적 불신을 극복할 수 없다면 우리당은 내년 초부터 정개개편의 회오리에 휘말려 그 존립조차 위태로울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김근태 당의장으로서는 이러한 당의 공통된 이해관계와 달리, 김근태에 대한 뿌리깊은 반감과 경쟁계파의 집요한 발목잡기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여권 내 김근태 '대선후보 1위'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반GT파 역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용파의 바다에 둘러싸인 GT'라는 은유는 정확하게 현상을 포착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당의 부활을 원치 않는 세력들은 당 외부에 무수하게 있는 것이 사실. 이들의 우리당 흔들기 역시 김근태 의장체제 성공 여부의 무시못할 변수가 될 것이다.

30일 치열하게 진행될 우리당 의원 워크숍에서 발표된 이미경 비대위원의 '우리당의 위기 극복 방향과 향후 당 운영계획'이라는 발제문에는 "인위적인 정치구도의 변경보다는 국민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면서 여권 일부에서 제기되는 정계개편론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 위원은 "우리당은 지지층 내에서도 통일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보수세력, 안정세력이라는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분명하게 인식돼 있다"며 "민주화운동세력의 기득권 정당이 아니라 유능하고 참신한 새로운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일단 우리당 스스로의 부활과 독자적인 역량 강화를 내세웠다.

즉, 이탈한 집토끼를 찾는 노력이 전개된 이후에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우리당의 '새로운 틀'과 관련하여 우상호 대변인 역시 이슈아이와의 통화에서 "급격한 정개개편이나 정치조직의 틀을 바꾸라는 것이라기 보다는 대화와 상생이 가능한 국정운영 철학이나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정국운영 틀을 모색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적지 않은 의원들 역시 새로운 틀이 무슨 연합이나 연대 이런 의미보다는 "좀더 민생개혁에 매진할 수 있는 정책노선을 개발하고 효과적인 국정운영을 추진하라"는 요구로 해석했다. 김근태 의원실 관계자 역시 "위기 속에서 원칙을 지키는 것도 새로운 방식'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범양심세력 대연합을 외치다 얼마전 "고건 없이도 갈 수 있다"는 김근태 당의장의 발언과 유사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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