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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칼럼] 갈 길이 먼 아시아 축구
[외신칼럼] 갈 길이 먼 아시아 축구
  • 골닷컴
  • 승인 2006.07.0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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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팀들은 호주에게 AFC의 새로운 멤버가 토너먼트에 진출한 유일한 팀이라는 사실에 감사해야할 것이다. (일본은 그러기가 좀 힘들겠지만)
유럽 등지에서 2002 한일월드컵의 성공은 엄청난 홈 어드밴티지 때문이라는 의심이 있어왔고 전통의 아시아 강호들은 이러한 의심을 부인해왔다.
호주가 아시아의 유일한 16강 진출국이라는 사실보다 더 심각한 것은, 현재 4.5장이 배정되어있는 아시아의 월드컵 본선 티켓이 이제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호주가 강팀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2010년 월드컵에는 전통의 강호 중 한 팀은 본선에 갈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아시아의 전통 강호 네 팀이 16강에 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AFC의 회장인 모하메드 빈 하만은 그 원인으로 빈약한 자국 리그를 지적한다.
아시아의 국내 리그들이 발전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며, 이는 단지 월드컵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유럽 국가들에겐 역사가 길고 풍부한 리그가 존재하는 반면에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 정도가 상대적으로 프로 리그를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이 1983년부터 리그를 운영한 최초의 아시아 국가이다.
아시아 축구 팬들은 자국 리그 수준 이상의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일본의 제이 리그와 같이 자국 리그가 유럽 국가에 비견할만하다고 해도 아시아 국가가 16강에 진출하는 것은 기적적인 일이다.
문제는 월드컵 기간이다. 아시아 선수들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비교당하게 된다.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를 기다리며 라이프치히 경기장에 앉아있을 때, 피파 관계자가 출전 선수 명단을 가져다 주었다. 한국의 선수들은 성남 일화 천마, 전북 현대 모터스, 수원 삼성 블루윙즈 소속이었고 이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 첼시, 유벤투스, 바이에른 뮌헨 소속의 선수들을 상대해야할 판이었다. 한국이 유럽 원정을 와서 프랑스와 1-1로 비긴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빈 하만 회장은 호주의 선수들이 빅 리그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말하지만, 호주에는 빅 리그가 없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듯 하다. 자국 리그 선수는 한두명밖에 보유하지 않은 국가를 칭찬하면서 다른 나라에게는 국내 리그를 키우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대표팀과 선수에게 국제 경험은 중요하지만 강한 자국 리그가 지속적인 성공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균형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스위스에게 패한 직후, 한국의 딕 아드보캇 감독은 케이 리그가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최고의 선수라고 볼 수 있는 2005년 케이 리그 MVP인 이천수가 기자들에게 유럽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 것과는 상반된다.
아드보캇은 한국에게 그러한 충고를 하면서도 케이 리그 최고의 선수 두 명인 김동진과 이호를 러시아의 제니트로 데려갈 준비를 했다. 러시아에서의 경험이 선수와 국가 대표팀을 강하게 만들어줄까? 그런데 케이 리그는 어쩌지? 
자국 스타들이 잉글랜드나 스페인, 독일과 같은 강한 리그에 진출해 매 주 활약하는 것을 보길 원하는 언론과 서포터들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환영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딱히 선수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아시아의 가장 빛나는 스타 중 하나인 마사시 오구로도 프랑스의 2부 리그에서 뛰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아직도 아시아 선수들이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2005 시즌에 최고의 성공을 거둔 선수 중 하나였으며, 그의 득점력으로 감바 오사카는 사상 첫 리그 우승을 따냈다. 그는 국가 대표에 발탁되어 일본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것을 돕기도 했다. 그러나 오구로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구단 중 하나인 감바에 남아 리그 타이틀을 방어하고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대신 프랑스 2부 리그 중위권 팀인 평균 관중 5000명의 그레노블로 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래도 아시아 축구가 새로이 각성을 하고 발전을 위해 애쓰는 모습은 환영할만하다. 시간과 인내, 행정적인 개선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축구에 대한 관심이 월드컵에만 맞춰져서는 안된다. 경쟁력있는 국내 리그를 만드는 것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목표가 되어야 한다. AFC와 아시아 각국의 리그 협회들, 언론들, 팬들은 장기적인 시각을 가져야한다.
그렇게 된다면, 6월의 실망에도 불구하고 2006 월드컵이 아시아 축구계에 조금의 희망은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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