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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어려운 이웃 돕는 우리 동네 행복울타리 발족
송파구, 어려운 이웃 돕는 우리 동네 행복울타리 발족
  • 김재태 기자
  • 승인 2012.03.1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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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 직능단체 ‧ 시민단체 ․ 복지시설 등 3천여 명 참여

  송파구 문정동의 다세대 주택 지하에 아들과 함께 거주하는 오영세(72‧가명) 할아버지. 장애 4급 상당의 지체장애(하지절단)에 고혈압과 빈혈 등 갖가지 노인성질환에도 오 할아버지는 매일 집을 나선다. 파지 수집으로 버는 돈은 매월 10여만 원. 40여 만 원의 생계보조금과 장애수당을 받는다지만, 이제 중3이 되는 어린 아들의 학비와 월세를 제하고 나면 정작 식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열악한 생활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부자는 2011년 7월 기초생활수급자로서의 보호가 중지됐다. 부양 의무를 외면하고 연락도 닿지 않는 자녀들 때문이다. 부끄러운 현실에 어디 하소연도 할 수 없는 상황. 이들을 위해 오 할아버지의 이웃들이 『우리 동네 행복울타리』의 이름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16일의 일이다.

이날 낮 4시 오 할아버지를 돕기 위해 동 주민센터로 모인 이들은 문정1동 행복울타리 운영위원들이다. 이강석 동장(52)을 비롯해 주민자치위원, 통장 대표, 새마을부녀회장, 복지위원, 지역 라이온스클럽회장, 정락신협 간부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진 주민 8명은 오 할아버지에 대한 금전적 지원에 동조하면서도, 다양한 부양책을 제시했다. 사춘기 아이를 위한 가정 방문 등 정서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 지역 한방병원을 섭외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 등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오고갔다.

그 결과, 오 할아버지 가정은 문정1동 부녀회의 밑반찬 지원대상자로 포함돼 3월부터 주1회 밑반찬을 지원받게 될 예정이다. 2월 27일에는 정락신협의 장학금 40만원도 지원됐다. 동네의 부동산 업체도 나서서 오 할아버지 댁의 이사를 돕고 이삿짐 봉사단도 일손을 보탠다. 앞으로도 행복울타리 운영위원 사례회의 및 각 직능단체, 시민단체별로 오 할아버지에 대한 지원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마을의 문제를 구성원들이 직접 해결하도록 조직
주민들의 자발적인 온정 넘쳐나
송파구(구청장 박춘희)가 구성한 『우리 동네 행복울타리』는 마을의 문제를 마을 구성원들이 우선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 복지 자원의 유기적인 협조체계다. 주민과 가까이에 있는 동 주민센터 직원, 주민자치위원, 복지위원, 통장, 시민단체, 복지시설 등 3천여 명으로 구성됐다. 주민참여형 복지행정으로 공공지원의 한계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한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늘어가는 복지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로 사회적인 연대의식을 고양시키는 것입니다. 지역 주민과 민간 부문이 해당 지역의 복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자는 얘기죠. 이를 위해서는 공공이 나서서 민간의 사회 복지 자원을 조직화·체계화하는 행정 지원이 필요합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의 말처럼 구청이 민간의 사회복지 자원을 한 데 모으자, 현장에서는 기부와 봉사의 뜻을 전하는 주민들의 온정이 넘쳐났다. 그간 돕고 싶어도 도울 대상과 방법을 알지 못하던 주민들은 이제 우리 동네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힘을 모으게 됐다. 동네 소식에 해박한 마을 통장들은 『우리 동네 행복울타리』의 핵심 멤버다. 이들은 위기 가정을 수시로 오가며 이웃의 어려운 사정과 필요한 도움을 알리는 메신저의 역할을 하게 된다.

마을 주민 정성 모아 어려운 이웃에 보다 더 나은 삶 선물
복지사각지대 해소, 한 발 빠른 처방도 기대
수혜자들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는 물론이고, 기준 부적합으로 수급자 선정이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차상위 계층, 장애인, 홀몸 어르신 등이 이제는 이웃의 도움으로 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시급한 위기에 처한 주민이 새롭게 발굴됐다면, 행정 절차로 소요되는 얼마간의 시간동안 이웃들의 도움을 통해 한 발 빠른 응급 처방도 받을 수 있다. 금전적인 도움은 물론, 크고 작은 집수리 등 재능 기부와 일손 돕기, 반찬 지원, 말벗 봉사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수혜자에게 딱 맞는 맞춤형 복지가 가능한 것도 또 하나의 기대 효과다.

구 관계자는 “당초 마을 주민의 문제를 마을 내에서 해결하고, 어려운 이웃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주민들의 참여도가 높고, 또 돕고자 하는 의지가 상당하다.”며,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앞으로도 『우리 동네 행복울타리』가 새로운 형식의 민간 사회안전망으로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할 것.”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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