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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짐캐리'를 꿈꾸는 남자
배우 김태범
한국의 '짐캐리'를 꿈꾸는 남자
배우 김태범
  • 문승희 기자
  • 승인 2007.05.09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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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머쉬멜로우'의 매력적인 도둑

연극 '머쉬멜로우'는 웃음과 감동과 눈물이 있는 공연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의 사랑의 메신저는 '아이러니'하게도 물건을 훔치러온 도둑이다. 냉혹한 현실의 무게에 짖눌려 서로를 외면해 버린 남자와 여자, 지난날 사랑의 기억과 추억을 끄집어 내어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도 역시 도둑의 몫이다. 마음을 찾아주는도둑........이라는 전제하에 공연을 관람하다 보면 관객들은 풍족한 물건들의 소유에 반해  자꾸만 잃게 되었던 사랑에 대한 허전함을 눈치채게 된다. 머쉬멜로우의 도둑 '박봉팔'은 관객의 머릿속을 노크한다. "당신도 까맣게 잃어버린 추억을 찾고 싶지 않나요?" 라고 말이다. 관객들은 도둑을 통해 그동안 하지 못했고 할수도 없었던 지난 과거들을 찬찬히 꺼내기 시작한다.
아~ 사랑의 메신저라는 도둑이 너무 궁금하다. 대체 어떤 도둑이길래............?
대학로의 소박한 공연장에서  연극 '머쉬멜로우'의 도둑 '박봉팔' 을 연기하는 배우'김태범'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Character' 캐릭터'
 '머쉬멜로우'에서 나는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주는 도둑 '박봉팔' 을 연기한다.  다른 도둑들과 별반 다른점은 없다. 물건을 훔치려 하고 집주인을 위협한다. 하지만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가 다른 도둑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것을 알 수 있다. 박봉팔은 어릴적 부모의 이혼으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고아원에서 자란다. 천성은 순수하고 순박하지만 불공평한 현실에 회의를 느끼고 '도둑 생활'을 시작한다. 물건을 훔치러 들어간 그 곳에서 냉혹한 현실에 내던져져 망가진 부부를 발견하고 사랑의 메신저로 변신한다. 나 '김태범'과 도둑'박봉팔'은 단순하다는 점이 많이 닮았다. 요즘 사람들은 머리 굴리느라 바쁘다.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고 더 이익을 보려고 머릿속에 계산기를 두고 산다. 그런 머리를 가진 사람은 욕심을 가진 눈알로 세상을 바라본다. 박봉팔이 자신의 아픈 과거를 풀어내면서까지 부부를 화해 시키려 했던것은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봉팔은 "나는 사랑을 주고 싶어도 줄 사람이 없고, 사랑을 받고 싶어도 주는 사람이 없어" 라는 대사를 구수하게 내뱉는다. 박봉팔의 신세한탄처럼 보일수도 있는 이 대사는 곱씹을수록 명치끝이 아리는 고통을 가져다 준다. '사랑하고 사랑받을수 있다는것'에 대한 축복을 찬양하는 말이기도 하다. 박봉팔과 하나가 되기 위해 도둑이 등장하는 영화나 연극은 빠짐없이 봤다. 도둑에 관련된 책도 많이 읽고 연구했다. 남들 다 하는 똑같은 도둑은 되기 싫었다. '김태범'이 연기 하는 '박봉팔'이 최고다 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Dream '꿈'
원래 꿈은 개그맨 이었다. 어렸을 적 부터 남 앞에 나서기 좋아했고 오락부장은 단연 내 몫이었다. 나의 이런 끼는 개그를 통해 발산 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연극영화과를 지원했다. 개그를 하기위해 연기부터 배워보자는 심산이 있었다. 하지만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면서 내 꿈은 180도 바뀌었다. 
연극이라는 장르가 내게 맞고 상당히 매력적이라는것을 깨달았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배우가 되는것을 나의 인생 목표로 세웠다. 일곱번 넘어지면 일곱번 모두 일어설것이다. 내 사전에 시행착오는 있어도 포기란 없다. 
 
Episode '일화'
연극 하면서  에피소드는 정말 많다. 연극을 할때 대사가 통으로 날아가 버린적이 있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갑자기 머리가 '멍청해' 졌다. 신인때라 애드립도 할수 없었고 몇분간을 그 자리에 '얼음' 하고 서 있었다. 누가 '땡' 해주기를 기다리는 꼬마아이처럼  말이다. 관객들도 멍하니 쳐다보고 나는 쥐구멍 이라도 찾고 싶었다.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원래 잘한일 10개 보다 잘못한일 1개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하지 않는가.

 
Audience '관객'
머쉬멜로우는 관객 참여형 연극이다. 공연마다 두명의 관객이 투입된다. 물론 즉석에서 이뤄진다. 여자배우와 이야기 하는 관객 한분, 망을 봐주는 부엉이 역할에 관객한분, 부엉이와의 만남은 내게 특별하다. 관객을 무대위로 끌어내 내가 숨어 있을 동안 망을 보라고 시킨다. 지금까지 수많은 부엉이를 만나봤지만 호응이 좋은 관객보다 무척 냉정했던 관객 한분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극의 흐름상 부엉이의 역할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때의 관객은 억지로 끌고나와 부엉이 역할을 시킴에도 불구하고 자기는 연극을 보러왔지 연기를 하러 온것은 아니라며 되레 내게 호통을 쳤다. 순간 공연 분위기가 싸 해지고 술렁거렸지만 나는 불굴의 의지로 부엉이 역할을 완수하게 만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기억이지만 절대 잊지는 못할것 같다. 연극의 트렌드도 점점 바뀌고 있다. 관객들이 객석에 앉아 박수만 치는 공연이 아닌 직접 참여하고 투입되는 공연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좀더 능동적인 공연 관람이 연극을 더욱 발랄하게 만들어준다. 관객들이 마음을 열고 적극적인 자세로 극의 한부분이 되어 자연스럽게 융화되기를 바란다.
 
 
 Marshmallow '머쉬멜로우'
머쉬멜로우는 무겁고 딱딱하다는 연극의 틀을 깨는 연극이다. 또한 연극은 비싸다는 편견이 있는데 머쉬멜로우는 저렴한 가격에 연인과 친구,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이다. 편하게 와서 웃다가 가면된다. 초코파이 사이에 끼어 달콤함을 두배로 느끼게 해주는 머쉬멜로우처럼 맛있고 군침도는 재밌는 연극이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라는 본 기자의 물음에 배우 김태범은  서슴없이 '한국의 짐캐리' 라고 대답했다.  짐캐리의 풍부한 표정 연기와 음울한 내면연기를 닮고 싶다는 그는 배우를 선택한 자신의 결정에 후회는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항상 자신을 향해 'fighting'을 외치는 김태범의 모습을 보며 꿈을 쫓는 자의 아름다움을 찾을수 있었다. 단언컨대 그의 표정연기는 '짐캐리' 보다 훨씬 신선하고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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