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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스트라이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기계"
[블로거]스트라이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기계"
  • 한강타임즈
  • 승인 2006.08.11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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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다---사랑할 수 밖에 없는 기계 남자라면(?) 누구나 자전거에 대한 추억은 한개쯤 있기 마련입니다. 20세기란 어찌보면 자전거의 시대라고 기억될 지도 모를 일이니까요.어릴적 세발 자전거가 한대쯤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다지 장난감이 풍부한 시대는 아니었으니, 세발 자전거란 정말 대단한 물건으로 취급받았던 듯 하네요. 막판에는 녹이 슬어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겠지만...추억을 되짚고 가면, 어릴적(초등학교 저학년) 가장 무서웠던 기억은 바로 '철봉에서 한바퀴 빙글~도는 것' 그리고 '자전거 타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자전거가 흔치 않던 시대였습니다. 어린이용 자전거는 정말 귀한 물건이었죠. 그거 있는 집은 꽤나 잘 산다는 평을 듣곤 했습니다. 때문에 키 작은 소년들이 자전거에 입문하는 길은 참으로 힘든 고난의 과정이었습니다. 자전거에 키가 안맞았기 때문이죠. 용감한 아이들은 여러방법을 통해 자전거를 타는 묘기를 선보이곤 했는데, 특히 집안에 형이 있는 아이들은 자전거를 쉽게 배우더군요. 제게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 상당히 당혹스럽더군요. 자전거를 못탄다는 게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었겠죠. 아버님도 그것을 눈치 채셨는지 초등학교 5학년인가 6학년때 집앞 자전거포에 저를 데려가더니, 파란색과 은색으로 된 성인용 자전거를 하나 선뜻 사주셨더랬습니다. 아버님 지갑에서 파란색 6만원이 꺼내지는 순간을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중학교-고등학교 6년을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다녔습니다. 단, 두 대의 자전거로 말이지요. 초등학교 시절 합치면 총 7년을 2대의 자전거로 버틴셈입니다. 아직도 그 자전거들이 눈에 선합니다. 특히 두번째 자전거는 당시 유행하던 MTB였습니다. 10만원짜리 였을 텐데..., 하늘색의 매우 예쁜 자전거였습니다. 고1때 였습니다. 그 자전거를 사고, 혹시나 도난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들이 "야~ 아버님 돈좀 버셨구나?" 하던 멘트도 떠오르네요. 정말 당시만 해도 '새로운 물건' 은 주위로 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기 십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순간 중국산 자전거가 물밀듯이 밀려왔고, 우리나라 소득 수준도 높아지더니, 자전거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 각종 인터넷 매체에서 '자전거'에 대한 기사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모임'도 화제가 되곤 합니다.진보진영이 '자전거'에 대한 담론을 확산시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 합니다.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시면 어디서나 이러한 멘트가 거론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텐데요..."자전거는 환경오염을 유발시키지도 않고, 주차공간도 거의 차지하지 않으며,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인간적이다"그렇습니다. 저도 예전에 자전거에 대한 여러 생각을 정리해보곤 했는데, 결론을 도출하면 바로 이렇습니다. "자전거란 인간의 모습을 한 자본주의다---!!"자본주의란 기술의 발전과 그에 상응하는 사회시스템의 결합되어 만들어 지는 인간삶의 한 형태 입니다.(물론 결국엔 돈이 돈을 벌게 되지만) 그런데요, 그 기술이란 관성의 법칙이 있기 때문에 한도 끝도 없이 굴러가게 됩니다. 자전거가 자동차가 되고, 자전거가 비행기가 되는 그러한 발전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 발전에는 비용이란 요인과 환경적 제약이 절대적으로 중요해 집니다. 결국 사회가 발전을 하고, 자본주의가 고도화 하더라도 자동차와 비행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그치고 마는 겁니다.자전거를 생각해 봅시다. 자전거만 해도 인류의 거의 모든 지식이 집약돼 있습니다. 철을 제련을 해야 하고, 알루미늄 등 신소재 기술 도 필요합니다. 고무타이어를 만들기 위해서 화학공업도 필요합니다. 세련된 디자이너와, 싼 값에 대형생산라인을 갖추기 위해서는 포드주의식 컨베이어 벨트까도 필요하겠죠. 정교한 체인과 볼트와 너트는 기계공학의 정점이며, 불을 밝히기 위한 전기 기술은 물론, 유통과 배송을 위한 시스템도 필요합니다. 자전거 역시 자본주의를 탄생시킨 한 산업이었고, 그 집약체나 다름이 아닙니다.그런데, 자전거는 굉장히 인간적입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굉장히 평등한 기계인 셈이지요. 물론 50만원 500만원에 이르는 고급 자전거도 없는 게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운전자의 자가 동력으로 움직이고 결정적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대중교통 시스템과 자전거의 결합만으로 정말이지 훌륭한 사회주의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까지도 들 정도 입니다.(왜 과거 사회주의 국가에서 자전거가 많았은지 이해 하셨으면...)적당한 수준에서 기술의 진보를 막자~라는 의미라면 퇴보적인 의미겠지만, 널리 대중들과 함께 지식을 공유하자는 측면에서는 진보적인 입장인 것입니다. 그 적절한 조화가 쉽게 가능할까요? 때문에, 요즘 진보매체에서는,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 출퇴근" "자전거도 차~다"같은 캠페인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캠페인 같습니다. 자동차에 지친 사람이라면 자전거의 매력에 한번 빠져보는 것도 나쁜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내년쯤에는 자동차를 없앨 지도 모르겠습니다. 5년간 저를 위해 봉사한 액센트가 무척이나 서운해 할지도 모르겠군요.

* 블로거 호자이 (http://www.eastasia.co.kr)
   이 글은 필자와 상의하여 본지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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