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성아 기자 |
대개의 가정에는 크든 작든 구성원 간의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여기서 렝켄이라는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소녀는 이 갈등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렝켄의 인식 수준으로는 부모가 자신을 억압하는 힘의 논리가 {크기와 수}의 논리로 이해된다. 그래서 아이는 요정에게 부모가 자기보다 크고, 두 사람이라서 대적하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소녀는 현실 공간에서 이 갈등의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결국 마법의 손을 빌리게 된다. 그러나 그 마법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 자기도 상대의 처지에 빠져 봐야 한다는. 엔데는 부모와 아이 둘 다에게 시련을 체험시키고 그 체험을 통해서 구성원이 행복하게 화해하는 결말을 택한다. 그러나 이 작은 소품에서도 <모모>나 <끝없는 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우주적인 질서의 회복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엔데의 철학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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