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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정신과 증상 노숙인 238명 거리노숙 탈출
서울시내 정신과 증상 노숙인 238명 거리노숙 탈출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3.06.10 2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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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개월간 거리노숙인 413명 상담, 67%인 277명 병원 등 조치

[한강타임즈 김영호 기자]지난해 12월 충정로역 4번 출구, 영하의 기온에 찢어진 바지를 입고 오랫동안 씻지 않아 머리카락이 심하게 뭉친 상태로 악취를 풍기며 서 있던 이○○씨는 정신과 전문상담팀의 도움으로 은평병원에 입원해 3개월간의 치료를 마치고, 현재 시설에서 생활 중이다. 

 
상담 당시 전문의들은 같은 말만 계속해서 반복하고 대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던 이○○씨의 상태를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진단, 이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서울시가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정신과 전문상담팀'을 운영해 정신과 증상을 보이고 있어 접근이 어려워 사실상 방치됐던 이 씨와 같은 거리노숙인 413명을 직접 찾아가 상담을 실시, 67%인 277명을 병원 입원이나 시설 입소 등으로 연계했으며, 이 중 238명이 거리노숙에서 탈출했다. 
 
병원 입원이나 시설 입소 등으로 연계한 277명 중 39명은 안타깝게 재노숙으로 돌아가 거리노숙 탈출에 실패했다. 
 
서울시와 보건복지부는 2011년 11월부터 4개월간 민간단체와 협력해 정신과전문의, 정신보건전문요원 등 전문의료진이 자원봉사자 형태로 참여하는 ACT팀(Assertive Community Treatment)을 시범운영한 바 있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는 2012년 12월부터 '정신과 전문상담팀'을 구성·운영했다. 
 
정신과 전문의와 정신보건전문요원 등 8명(2개팀)으로 구성된 '정신과 전문상담팀'은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간 매주 3회씩 서울역 등 노숙인 밀집지역 야간진료에 나서 총 72회 노숙인들을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지원했다. 대상은 그동안 정신과 증상을 보이고 있어 접근이 어려워 사실상 접근이 힘든 이들이다. 
 
전문상담팀은 대상자에 대한 ▲정신건강 스크리닝 ▲상담(1인당 평균 3회 이상), 증상관찰 및 기록 ▲전문의 진단 및 응급입원, 시설연계 등 조치 ▲지속적인 사례관리 순으로 운영됐다. 
 
특히 상담팀은 이들이 다시 거리노숙으로 빠지지 않도록 병원, 시설, 임시주거지를 주기적으로 방문해 상담을 통해 욕구를 파악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퇴원, 퇴소, 퇴거계획 수립을 추진했다. 또, 지역정신보건센터나 관내 주민센터 등 지역사회 복지자원과 연계하는 등 지속적인 사례 관리를 실시했다. 
 
상담을 통해 치료를 받은 노숙인 277명 중 상태가 심각해 은평병원 등 전문의료기관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노숙인은 138명이며, 재활시설 등에 입소해 치료를 받은 노숙인은 80명이다. 
 
또한 27명은 응급쪽방 등 주거지원을 통해 생활하면서 치료를 받았고, 32명은 가정으로 복귀 등을 했다. 
 
상담팀은 그중에서도 상태가 심각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138명의 노숙자들의 경우, 치료 중단이나 재노숙 상태로 빠질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촘촘히 지원, 대부분이 지역사회로 정착하게 됐다고 시는 밝혔다. 
 
138명 중 현재 86명이 입원 치료 중이며, 퇴원 이후 시설에 입소한 노숙인이 16명, 가족으로 복귀한 사람이 3명 등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근 5월초 (사)한국도시연구소가 주관한 서울시내 거리노숙인 실태조사 중간보고에 따르면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노숙인 정신과 전문상담팀'이 만성 거리노숙인이 가지고 있는 욕구와 특성에 적절하게 대응해 거리노숙인 규모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이러한 '정신과 전문상담팀'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서울역 등 주요 거리노숙인 밀집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전역으로 활동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2011년 보건복지부 거리노숙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거리노숙인의 61.9%가 알콜의존 상태이거나 위험음주를 하고 있으며, 정신질환으로 치료가 필요한 거리노숙인이 약 11.7%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숙인 정신과 전문상담팀 활동결과 거리노숙인의 50%이상이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고 일부 심각한 경우는 자살충동까지 느끼고 있었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거리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알코올의존증을 포함한 정신과적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다"며, "얼마 전 개소한 알코올해독센터와 더불어 이번 노숙인 정신과 전문상담팀을 통해 만성 거리노숙인이 노숙을 벗어나 건강한 시민으로 다시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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