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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촘촘한 복지사각지대 발굴
서대문구, 촘촘한 복지사각지대 발굴
  • 김재태 기자
  • 승인 2013.07.17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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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 일간에 걸쳐 복지사각지대 전수조사 완료

[한강타임즈 김재태 기자]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는 지난 5월 초부터 70여 일간에 걸쳐 ‘지역 내 복지사각지대를 대대적으로 발굴하는 전수조사’를 전국 최초로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구는 잠재적 빈곤층을 촘촘하게 찾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든든한 사회안전망 구축하기 위해 동 복지허브화의 핵심인 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먼저 구는 관내 모든 세대를 모집단으로 한 뒤 ‘재산세, 자동차세 등의 납세 세대’와 ‘기존 복지 관련 관리 대상’을 제외하고 55,510세대를 추출해 조사대상으로 정했다.

이 가운데 복지통장과 동 주민센터 담당 공무원들이 ‘찾아가는 복지상담 방문서비스’를 통해 1,565세대를 발굴했다.
서대문구는 이번에 찾아낸 세대들을 위해 기초생활수급 104건, 서울형기초보장 78건, 기초노령연금 55건, 한부모가정 20건, 차상위급여 83건 등, 각 상황에 맞는 복지급여를 연계했다.

또 이것이 어려운 381세대에는 민간자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고 복지상담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등, 현재 1,565세대 중 53%까지 연계가 이뤄졌다.

사례1) 실제 북아현동의 김 모 씨는 자녀들 때문에 기초노령연금을 못 받는 줄 알고 신청 자체를 안 하고 있다가 이번 전수조사를 계기로 지원을 받게 됐다.

사례2)홍제2동 안 모 씨는 생활고로 인한 체납관리비 때문에 길거리에 내몰릴 상황이었지만 동 주민센터의 후원자 연결로 해 위기를 넘겼다.

사례3)남가좌2동 김 모 씨는 우울증으로 자살까지 시도한 적이 있고 남편과 자폐증이 있는 딸까지 가출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기초생활수급이 연계됐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지역복지조직과 협력해 적극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찾고 한 세대라도 더 보듬어 줄 수 있을 때 진정한 지역복지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대문구는 2012년 동 복지허브화사업 시범 동을 운영한데 이어 올 들어 이를 전 동으로 확대하고 ‘찾아가는 복지상담 방문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복지통장을 통한 ‘찾아가는 발굴 체계’를 기초로, 구민 전체를 복지의 관점에서 유심히 살피고 찾아오지 않는 민원도 발굴하는 시스템이다.

심층사례 1

남가좌2동에 문○○ 씨.. 오늘도 동네 곳곳을 남편을 찾아 헤맨다. ○○아빠! ○○아빠! 남편은 어린아이 같다.. 자꾸 어디론가 무얼 찾으러 다닌다...무얼 그렇게 잊어버렸는지...

작년 2012년 아주 덥던 7월에 힘겹게 뇌수술을 하고 난 후부터다. 지금은 돈벌이도 못하지만 경기 발작증세만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5만 원.. 정말 빠듯한 생활이다. 군입대를 앞두고 큰아들은 아르바이트에 열심이다. 자기가 군대에 가면 막막한 생활비가 걱정돼 군대를 미루고만 싶다고 한다.

문○○ 씨도 간간히 일을 했으나 지금은 한 달에 한 번씩 경기를 하고 아이 같은 남편 때문에 3월부터 일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둘째아이는 중학교 3학년인데 한참 먹을 나이에 간식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뿐이다..
딩동! 어느 날 통장님이라고 여성 한 분이 찾아오셨다.

통장님은 생활이 어려운 이웃을 찾는다고 했다..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희망을 잃지 말라고 꼭 도와줄 방법이 생길 거라며 따뜻하게 말하고 가셨다.

별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동주민센터에서 사회담당이라며 연락이 왔다. 그 동안 참아왔던 설움에 눈물도 나고 했지만 용기를 내서 솔직한 집안사정을 얘기했다.. 원 없이 30분 남짓을 얘기한 것 같다.

동주민센터 직원은 내 얘기를 다 듣더니 남편의 뇌병변증상은 장애등록도 가능하고 소득재산조사를 거쳐 수당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해 주었다.

그리고 병원비를 지원해 주는 차상위제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당장 병원에서 필요한 서류를 가져오면 바로 신청해 준다고도 했다.

희망적인 얘기에 당장 둘째의 얼굴이 떠오르며 울컥했다. 남 신경 안쓰고 앞만 보고 살아가는 각박한 세상인데.. 우리 같은 어려운 사람에게도 손 내밀어주는 우리 동네.

아직은 사람냄새가 나는 따뜻한 동네인 것 같아 고맙고 또 고맙다.

심층사례 2

천연동 지하방 이 할머니..(72세) 할아버지가 사망해 외로이 홀로 지내온 지 어언 20여 년.. 젊었을 적 안 해 본 일 없이 먹고 살기 위해 참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이제는 자식들에게 기대어 살고 싶었으나 그게 맘대로 안 된다.

아들은 사업에 실패해 도망가다시피 중국으로 떠났고, 그 충격으로 뇌경색까지 앓게 되어 힘들게 살고 있다.

딸은 나를 닮았는지 류머티즘으로 고생하고 있고, 사위가 암투병 중이라 손 벌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내가 예전에 가지고 있던 가구며 돈이 될 만한 것들은 다 팔아서 생활비에 보탰다.

어려울 때 몸은 또 왜 그리 아픈지.. 녹내장, 백내장 수술을 해 눈이 안 좋고, 청력도 안 좋아 잘 들리지 않는다. 고혈압에 류머티즘까지.. 안 아픈 데가 없는 것 같다.

어느 날 힘든 몸을 이끌고 병원에 갔다 오니 스티커 한 장이 붙어있었다. 뭐.. 어려운 이웃을 찾는다는.. 복지상담을 해 준다는 스티커..

속는 셈 치고 전화해 보았다. 통장이라고 하면서 주위에서 어렵다는 말을 듣고 한번 방문해 봤다는 것이다.. 동사무소에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그 길로 동사무소로 향했다. 그렇지만 아들딸이 있는데 뭘 얼마나...

들어가자마자 복지코디네이터라는 창구에 가서 상담을 받았다. 친절한 여직원이 조곤조곤 얘기해 주었다. 일단 기초수급 신청을 해서 생활비 신청을 해 보고, 조건이 안되면 병원비라도 지원해 줄 수 있는 차상위 제도를 신청해 주겠다고 했다.

몸이 안 아픈 데 없이 아파도 병원을 못가며 신세한탄만 하며 약을 못 먹고 있던 터라 너무 반가운 소식이었다.

자식도 못 돌봐주는데 이렇게 어려운 이웃을 찾아 복지제도를 안내해 주고 도와주고... 이웃들도 쌀이니 김치니 자주 가져다준다..
너무 고맙고.. 이런 도움들이 내가 이 동네를 못 떠나는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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