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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과 논쟁, 축소와 중단
2006년 상반기 영화계 이슈들
논란과 논쟁, 축소와 중단
2006년 상반기 영화계 이슈들
  • 한강타임즈
  • 승인 2006.06.3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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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상반기, 6개월의 시간 동안 한국 영화계는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통과해 왔다. 또 한번 경이적인 관객 동원 기록이 작성되는 사이, 정부는 스크린쿼터 축소를 발표했다. 한국영화계 최초로 노조가 출범했으며, 영화 입장권 할인을 둘러싼 극장과 이통사의 힘겨루기가 절정을 이뤘다. 2006년 상반기, 한국 영화계를 달군 주요 이슈들을 정리한다.

▶스크린 쿼터 축소 결정...영화계 장기 투쟁
연초 충무로를 달군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발표는 기습적이었다. 1월 26일 현행 146일에서 73일로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를 줄이겠다는 정부 발표가 있자마자 영화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즉각 반발했다.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가 선두에 나선 가운데, 영화인들의 투쟁은 거리 행진과 1인 시위, 단식 투쟁과 삭발, 칸영화제 원정 시위로 이어졌다. 한편으론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초기 1인 시위가 '스타를 앞세운 눈길 끌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은 한미 FTA를 반대하는 운동으로까지 확장됐다. 그러나 영화계의 반발에도 아랑곳없이 7월 1일부터 스크린쿼터는 정부 방침대로 축소, 시행된다. 쿼터 축소 시행에 반발, 사흘동안 제작을 전면 중단할 방침인 영화인들은 7월 1일 대규모 집회를 통해 또 한번 '쿼터 사수'의 한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왕의 남자> 관객동원 신기록 수립
2006년 한국영화계를 되돌아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단연 <왕의 남자>다. 1,200만 명의 관객이 이 영화를 봤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운, 명실공히 최고 흥행 기록이다. 예쁜 남자, 동성애, 이준기, 왕남 폐인 같은 단어들이 스크린을 뚫고 세상 속에 던져져 인구에 회자됐고, 원작 연극은 지금까지도 승승장구하며 앵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개봉한 <왕의 남자>는 첫 주말 <나니아 연대기>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다가 2주차에 접어들며 흥행 신화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영 스크린수가 늘어나는 기현상을 만들어 낸 <왕의 남자>는 결국 개봉 68일째 전국 관객 1,180만 명으로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달성, 이후 4월 18일 종영회가 있기까지 112일 동안, 총 12,301,289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2006년 최고 화제작답게 각종 시상식에서 온갖 상을 휩쓸었고, 올해 대종상 영화제에서도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한 15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려 놓는 등 <왕의 남자> 신드롬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영화노조 본격 출범
'영화 스탭도 노동자다.' 어찌보면 당연하고, 어찌보면 생소한 이 말이 지난 1월 세상에 당당히 선언됐다. 영화계의 노동 조건과 환경에 대한 선례가 없어 심사 과정의 진통을 겪었던 영화노조가 노동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얻게된 지 6개월. 휴일 보장, 4대 보험 가입, 주급제 도입, 최장근로시간 상한제 도입, 성희롱 금지,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등 영화 인력을 보호하기 위해 그동안 제작가협회와 꾸준히 접촉하며 스탭 처우 개선의 필요성을 알려온 영화노조의 노력은 최근에야 빛을 발했다. 지난 27일, 한국영화사에 '영화계 첫 노사 간 단체교섭'이 기록됐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과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만나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성실히 교섭에 임할 것, 교섭 중 상호간 호칭 통일, 노사 각 7인의 교섭위원 구성 등 단체 교섭 절차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에 합의했다.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더 많다는 사실을 확인한 자리였다. 제2차 교섭은 오는 7월 6일에 다시 열린다.
▶이동통신사, 주요 멀티플렉스 할인 서비스 중단
7월 1일부터 스크린쿼터 축소 시행은 영화인들을, 할인이 없어진 영화관람료는 관객들을 휘청이게 만들 것이다. 영화관람료 할인서비스가 일반화하면서, 특히 젊은 관객들 사이에서는 할인 혜택을 받는 것이 영화 관람의 관행처럼 굳어진 지 오래다. 그러나 할인 분담금을 둘러싼 서울시극장협회와 이동통신사의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서 CGV와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주요 멀티플렉스에서의 멤버십 할인은 물건너가고 말았다. 멤버십 할인 중단의 여파는 아직 가시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당장 관객들의 저항감을 야기해 관객수 감소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 영화 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핸드폰이 영화산업의 지형도까지 좌우하는 시대다.
▶<다빈치 코드> '성서 모독' 논란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그 후손이 오늘날까지 살아있다.' <다빈치 코드>가 던진 '발칙한' 상상력은 칸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기 직전까지 성서 모독이냐, 예술적 허구냐를 두고 치열한 공방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리스, 로마, 러시아 등 세계각국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다빈치 코드>의 '불순한' 의도를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상영금지, 문제 장면 삭제 등을 요구하며 적극적인 반대 운동을 펼쳤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다빈치 코드 특별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다빈치 코드>의 상영금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스크린을 넘어 광장과 법정으로, 이렇게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 영화가 또 있을까. 악마의 봉인이라도 뜯는 듯 초미의 관심 속에 베일을 벗은 <다빈치 코드>는, 그러나 정작 뚜껑이 열린 이후에는 종교계의 반발이 무색할 정도로 영화의 완성도 자체에 대한 관객들의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송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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