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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음주운전 호흡측정시 20분과 채혈측정시 알코올솜에 대해
[기고]음주운전 호흡측정시 20분과 채혈측정시 알코올솜에 대해
  • 송범석
  • 승인 2014.07.28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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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음주운전구제 업무를 하다 보면 똑같은 케이스는 하나도 없다는 점을 실감한다. 저마다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다르고, 움직인 거리도 다르며, 무사고 경력도 하나같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사례는 하나도 없다는 게 답이다. 다만 음주운전 단속 시 사용되는 호흡측정과 혈액측정에 대한 논란이 있는 부분은 한두 가지 사례로 수렴되는 경향이 있다.

송범석 모두다행정사대표
호흡 측정의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물로 입안을 헹궜느냐 여부다. 만일 입을 헹구지 않은 경우에는 구강 내 잔류 알코올로 인해 과다 측정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게 대법원의 입장이다. 이 판례가 나온 후 행정사나 변호사, 그리고 음주운전자 당사자가 음주운전 적발통보서에서 입 헹굼 여부가 체크돼 있는지를 이 잡듯이 찾아 이를 행정 절차상 위법 사유로 삼으려는 경우를 많이 목도한다.

실제로 의뢰인들을 만나보면 입을 헹구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은 적발통보서의 입 헹굼 여부란이 공란으로, 아예 표시가 안 된 사례를 보기도 했다. 실제 단속현장에선 입 헹굼 여부가 체크 항목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이를 놓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단속으로 적발된 경우가 아니라 폭력 시비로 적발이 된 후 나중에 음주운전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거나 하는 때에는 경찰관이 운전자로 하여금 입을 헹구게 하지 않는 경우가 더러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경우에도 구제가 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대법원 판례를 자세히 보자. 해당 사례는 피고인이 음주를 한 후 불과 10분도 경과되지 아니한 시점에 적발이 됐다는 걸 알 수 있다. 단속까지 이어진 시간이 짧기 때문에 적어도 입을 헹구는 등 과도측정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게 판례의 요지다.

따라서 시간이 상당히 경과한 뒤에는 이미 입에 남아 있는 알코올이 사라진 후이므로 입 헹굼 여부가 절차상 하자로 이어질 개연성이 상당히 낮다. 20분 규정도 마찬가지다. 흔히 최종 음주운전 후 20분이 지나지 않은 때에 호흡측정기를 불게 되면 위법이라고 알고 있는데, 만일 이 경우에도 입을 헹궜다면 구강 내 잔류 알코올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졌다고 할 수 있다. 20분이 지나지 않았다는 점 하나만 가지고 음주 측정 과정의 절차상 위법을 주장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고 해도, 과연 구제확률을 높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와 함께 호흡 측정 결과치에 불복해서 하게 되는 채혈 측정은 ‘알코올솜’이 문제가 된다.
이에 대해선 지난 2007년 광주고등법원의 유명한 판례가 존재한다. 평소 술 한 모금 마시지 않았던 A씨는 교통사고를 당해 수술을 받기 전 채혈을 했는데 간호사가 에틸알코올 소독제를 사용하는 바람에 혈중알코올 농도가 0.294%나 나왔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의 면허를 취소했고, 재판 끝에 알코올솜을 사용한 채혈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판결로 A씨는 무죄를 얻어냈다. 통상 음주단속에 불복해 채혈 측정을 할 때에는 무알코올 소독제로 소독한 채혈 세트를 사용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알코올솜으로 채혈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2011년 행정심판재결례를 보면 혈중알코올농도 0.184%로 측정된 사안으로 알코올솜을 사용해 채혈한 정황이 인정되는 경우임에도 기각 처분을 한 경우가 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청구인의 음주량에 비해 혈중알코올농도가 과도하게 측정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여러 가지 정황과 일반인의 경험칙상 청구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취소 기준치 이상에 해당했을 것으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청구인은 수술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교통사고를 야기했고, 혈중알코올 농도에 대해서도 아무런 이의가 없다고 진술했다.

결론은 간단하다. 일단 음주운전을 하게 되면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절차상 위법을 통해 구제를 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모든 경우의 수를 내려놓고, 술을 마셨으면 운전대를 잡지 말자. 그게 내가, 그리고 모두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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