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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빌 게이츠 MS 회장 은퇴”...자선활동 제2인생
[국제]“빌 게이츠 MS 회장 은퇴”...자선활동 제2인생
  • 김재태 기자
  • 승인 2008.06.09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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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살아있는 신화이자 최고 갑부인 빌 게이츠 (53)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27일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날 예정이다. “자신의 삶에 가치를 부여하라”고 강조했던 그는 세계 최대기업의 CEO 대신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웃이 되기를 선택하며, 약속한 대로 아름답게 퇴장한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빌 게이츠 회장은 27일부터 MS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자선사업자로 본격 변신할 예정이다. 그는 MS의 이사회 의장으로만 남아 일주일에 하루만 업무를 보고, 부인 멜린다 게이츠 여사와 함께 2000년에 설립한 자선단체 ‘빌&멜린다 재단’ 운영에 전념할 예정이다.

빌 게이츠 회장은 1998년 우연히 ‘세계 질병의 90% 가량이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으나 보건 자원이 10%를 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본 뒤 자선사업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부인과 함께 당시 그의 재산 600억달러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288억달러를 출연, 세계 최대 자선기금 단체인 빌&멜린다 재단을 설립했다.

미국 시애틀에 본부를 두고 250명의 직원이 일하는 재단은 인종, 종교 등 어떠한 차별적 요소로 기금이 쓰이는 것을 반대한 빌 게이츠 회장의 뜻에 따라 전세계 보건위생 및 빈민돕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각종 질병 치료를 위해 7억5,000만달러의 백신 기금을 조성했으며 에이즈 퇴치를 위한 치료약 개발에도 1억2,650만달러를 내놓았다. 또 10억달러 규모의 장학 펀드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낙후된 세계 각지 도서관에 컴퓨터와 인터넷을 보급하는 일도 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노력은 상당 부분 성과를 거둬 5세 미만 유아 사망률이 20%에 달했던 모잠비크는 재단의 도움으로 각종 백신을 접종하며 유아 사망률을 크게 낮췄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50만명 이상인 아프리카 질병 사망자수를 매년 15%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단은 앞으로 기금 규모를 1,000억달러까지 키울 계획이다.

빌 게이츠 회장은 매주 관련 서적을 읽고 재단회의에 참석해 토의하고 있다. 워렌 버핏이 “살아있는 의학 백과 사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빌 게이츠 회장의 보건의학 지식은 상당하다. 워렌 버핏도 그의 활동에 감명받아 370억달러를 빌&멜린다 재단에 기부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세 자녀에게 1,000만달러만 물려주고 나머지는 자선사업에 쓰겠다고 선언했을 만큼, 독특한 재산철학을 갖고 있다. 일반적 기업가들과는 달리, 그는 “부자들은 사회에 특별한 빚을 지고 있기 때문에 상속세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워렌 버핏과 함께 미국 부시 행정부의 상속세 폐지 반대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게이츠의 은퇴는 2년 전 이미 예고됐다. 그는 2000년 MS 설립 초기부터 함께 스티브 발머(Ballmer)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넘기고 소프트웨어 설계 최고책임자라는 직함을 달았다. 2006년에는 이 자리마저 레이 오지(Ozzie)에게 넘기면서 자선단체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에 전념하기 위해 2008년 7월쯤 은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WSJ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Jobs)나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Schultz)와 마찬가지로 그도 MS가 어려움에 빠지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게이츠는 "MS의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는 있겠지만 정규 업무에 절대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업자’로 평가 받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가 사실은 충돌이 잦았으며, 그런 갈등이 결국 빌 게이츠의 조기 퇴진으로 이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빌 게이츠가 이달 말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데다 스티브 발머 역시 최근 공식적으로 “10년 내 경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미묘한 시기에 MS사 두 주역의 불화설 불거져 MS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WSJ은 빌 게이츠가 완전히 경영에서 은퇴할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여년간 애플의 스티브 잡스,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등 은퇴했던 기업 설립자들이 속속 경영일선으로 되돌아왔다. 설립자의 은퇴번복 현상에 대해 경영컨설팅 전문가인 데이비드 내들러씨는 “회사 설립자들은 회사의 영광을 회복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구세주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빌 게이츠가 은퇴를 번복하지 않고 자선사업에 전념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MS가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사라진 이후에도 현재의 지위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특히 구글에 뒤진 인터넷 분야는 MS의 최대약점인데, 이를 보안하기 위해 최근 야후 인수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례는 발머 회장에게 뼈아픈 상처로 남았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발머 회장의 경영 능력이 기대에 못미칠 경우 애플의 스티브 잡스,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처럼 게이츠 회장이 다시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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