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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 생리대에 짓눌린 파리 ‘충격’
유한킴벌리 생리대에 짓눌린 파리 ‘충격’
  • 브레이크뉴스
  • 승인 2008.06.1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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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결이 생명인 제품에 웬 똥파리? 20대 여성 소비자 분노한 사연
'짓눌린 파리 생리대' 유통 충격
깨끗함이 다르다던 ‘화이트’ 생리대에서 짓눌린 파리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의 생리대는 우리나라 최대의 위생용품 생산기업인 ‘유한킴벌리’(대표이사 김중곤)의 주력상품이다. 평소 소비자에게 높이 평가됐던 ‘유한킴벌리’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미지 손실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직접 파리를 발견한 피해 소비자 박은실(여·28)씨는 “민감한 피부에 직접 닫는 제품에서 파리가 발견돼 기업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앞으로 ‘유한킴벌리’ 제품은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깨끗함이 다르다던 ‘화이트’ 똥파리 습격사건

▲유한킴벌리에서 생산한 ‘화이트 프리미엄 오버나이트’ 생리대에서 짓눌린 파리가 발견됐다. 피해 소비자 박은실씨가 문제의 생리대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보배 기자
여성의 민감한 피부에 직접 닿아 무엇보다 청결해야할 생리대에서 파리가 나와 많은 여성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화이트’ 생리대 구입 후 파리를 발견한 박은실(28)씨는 “청결이 생명인 제품에서 파리가 나왔다고 생각하니 아직도 끔찍하다”고 입을 열었다.

한 달에 한 번 파리 만날라…
박씨가 문제의 생리대를 구입한 것은 지난 5월 25일 오후.
박씨는 건강한 여성이라면 한 달에 한 번씩 걸린다는 마술에 대비해 집 근처 단골 슈퍼마켓에서 ‘화이트 프리미엄 오버나이트’ 생리대를 구입했다.
집으로 돌아온 직후 생리대 착용을 위해 화장실에 들어간 박씨는 생리대 하단부에서 거뭇거뭇한 이물질을 발견했다. 무엇인지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부탁 테이프를 떼고 속옷에 부착까지 한 후였다.
속옷을 올리기 직전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든 박씨는 생리대를 다시 떼어내 자세히 들여다봤다. 한참을 들여다보던 박씨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생리대 안쪽에 짓눌린 ‘그것’은 다름아닌 ‘파리’였던 것.

수년간 애용해온 ‘화이트’ 생리대에서 이물질 발견착용 직전 떼어 확인해 보니 이물질은 바로 ‘파리’

충격에 휩싸인 박씨는 냉정을 되찾고 화장실 밖으로 나와 침착하게 카메라를 준비했다. 최근 음식물 이물질 발견 사례가 많아 소비자 고발 사이트에 신고되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에 자신에게 이런 일이 닥친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던 것.

생리대에 파리가 짓눌린 부분을 꼼꼼하게 카메라로 찍어 5월27일 ‘유한킴벌리’ 본사 홈페이지에 자신이 겪은 내용과 사진을 게재했다.

당일 오후 유한킴벌리 고객지원실에서 직원이 박씨를 찾아왔다. 인천지부 고객지원실 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아무개는 생리대에서 발견된 이물질이 파리임을 직접 확인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유한킴벌리의 빠른 대처와 정중한 직원의 태도에 박씨의 마음도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다.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던 박 부장은 원인규명을 위해서는 해당 생리대가 필요하다면서 생리대 수거를 요청했다. 하지만 박씨는 ‘업체 측에서 증거물을 수거한 후 은폐하는 경우가 많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 박 부장에게 생리대를 넘겨주지 않았다.

며칠이 지난 5월30일 이전에 박씨를 찾았던 박 부장은 생산팀 직원 2명과 함께 다시 박시를 방문했다. 생산팀 직원 역시 ‘파리 생리대’를 확인했고 “생산과정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주면 발생원인 및 유입 과정을 확인해 개선하겠다”면서 “그동안 소비자보호기관 등으로의 제보는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박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해당 제품에 대한 환불이나 교환, 보상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고 주장했다. 

‘파리’보고 놀란 가슴이 5200원?
기업의 입장만 생각한 채 제보를 자제해 달라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은 박씨는 “소비자들도 알권리가 있다”면서 부탁을 거절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박씨는 인터넷 소비자 고발 사이트에 피해 사례를 게재했다. 고객지원실 박 부장에게 다시 전화가 온 것도 이때쯤이었다.
박씨는 그제서야 보상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고객지원실 박 부장은 “회사 차원의 보상 지침이 없다”면서 “원하신다면 해당 제품에 대한 환불이나 교환을 해주겠다”고 답했다.

박 부장의 대답을 들은 박씨는 어이가 없었다. 큰 보상을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파리가 나온 생리대에 대한 환불이나 교환은 소비자가 요청하지 않아도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발견 당시 교환을 요청하지 않은 것은 ‘파리’를 본 직후 그 충격에 이미 해당 기업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다시는 같은 제품을 사용하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 그렇다고 5200원에 구입한 생리대를 환불받고 이 일을 덮어두기엔 사안이 중대하다고 생각했다.

주변의 여자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이 유한킴벌리에서 생산되는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같은 여성 입장에서 유사 피해 사례를 막기 위한 나름의 조치였다. 
박씨는 박 부장과의 통화 이후 ‘유한킴벌리’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의지가 더욱 확고해졌다. 이제 더 이상 기업측과 만날 일도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6월11일 ‘유한킴벌리’ 서울 본사 고객지원실 이아무개 실장이 박씨를 찾아왔다.
이날 이 실장의 손에는 문서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이는 ‘파리 생리대’가 제조된 원인을 규명하고 앞으로 개선대책에 대해 써 놓은 문서였다.
‘유한킴벌리’는 이 공문을 통해 제품 사용 중 불편을 준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정중히 사과하고 조사결과와 향후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 공지했다.

‘유한킴벌리’는 먼저 “생리대에서 발견된 ‘파리’는 생리대 제조 공정 중에 발생된 이물질임이 확인됐다”면서 “생리대를 구성하는 여러 자재 중 흡수층 자재와 티슈 자재 사이에 파리가 압착되어 있고 이물질의 원형이 보존된 상태인 점을 미루어 볼 때 흡수층 자재 제조 공정 중 유입된 이물질이 완제품 공정에 비치된 이물질 감지·배출 장치에서 제거되지 못하고 생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해 직원들에게 이물질의 심각성을 재인식시키고 운전자에 대한 교육을 완료했으며 이물질 감지·배출장치를 주기적으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일 3회 검출 시스템을 점검하고 파리가 들어간 문제의 흡수층은 협력업체에서 도입하고 있는 만큼 협력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성용품의 특성상 한 제품 오래 사용하는데 신뢰 잃어 유한킴벌리측 전국적 샘플링 확인 후 ‘리콜’ 결정할 터
 
종이 한 장으로 끝날 일… “허무하다”
박씨는 본사에서 여러 차례 직원을 보내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까지 세워 알려준 것은 고맙지만 허무하다는 입장이다.

이 실장 역시 박 부장과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입었을 정신적 충격에 대한 보상에는 전혀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해당 생리대를 사용해 신체적인 위해나 질병을 입었다면 보상을 하겠지만 그 외의 보상(정신적 보상)은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하신다면 ‘유한킴벌리’ 제품으로 보상하겠다”고 덧붙였다.

‘리콜’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전량 리콜은 불가능하고 ‘파리 생리대’가 제조된 2007년 11월15일자 제품에 대해 전국적인 샘플링 확인 후 ‘리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씨는 “‘파리 생리대’를 직접 눈으로 목격한 마당에 앞으로 ‘유한킴벌리’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겠느냐”면서 “그렇다면 내가 이 ‘파리 생리대’를 사용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견했으면 어쩌려고 했느냐”고 물었다.
 
박씨의 옹골진 질문에 이 실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박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보상 같은 것은 바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대책과 직원들의 정중한 태도에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상식과 생각이 있다면 어떤 사람이 피해를 본 제품을 다시 사용하겠느냐”면서 “다른 소비자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글을 올렸고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으니 이것으로 내 일은 끝난 것 같다. 앞으로 ‘유한킴벌리’ 제품은 물론 직원들과도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으니 보관하던 ‘파리 생리대’도 버려야겠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박씨의 글이 소비자 고발 게시판에 게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게시판에 비슷한 사례가 게재됐다.
지난 6월6일, 지난 3월23일 ‘유한킴벌리’의 여성 질분비물 처리용 팬티라이너 ‘애니데이’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글이 올라온 것.

이 글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벌레를 발견한 직후 본사에 전화를 걸어 사실을 알렸고 제품을 보내달라는 요청에 벌레가 발견된 팬티라이너와 사용하던 것을 함께 보냈다.
벌레 유입과정에 대해 조사하고 다시 연락을 준다고 했던 ‘유한킴벌리’측은 며칠이 지나 다시 연락을 해왔고 당시 수업 중이라 제대로 통화를 하지 못한 피해여성은 “새 제품을 보내주겠다”는 업체 쪽의 얘기를 듣고 전화를 끊었다.

다음날 ‘유한킴벌리’측에서 보내온 제품을 확인한 피해여성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유한킴벌리’에서 벌레가 나왔던 팬티라이너와 같은 제품 40개들이 3팩을 보내온 것.
해당 피해여성은 게시판을 통해 “대단한 보상을 원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제품을 보내줘도 사용할 생각은 없었다.
 
다시 전화해서 물어보니 내가 이해한 것은 ‘새 제품’이었고 업체측의 의도는 ‘세 개의 제품’이었다고 대답했다. 여자한테 중요한 제품인데 벌레가 나왔고, 같은 제품 40개들이 3팩으로 보상을 마무리해 조용히 넘기려 한 ‘유한킴벌리’에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유익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여 위생문화 발전을 선도하고 건강과 복지 향상에 기여한다.’

이는 ‘유한킴벌리’의 기본 사명이다. 이번 ‘파리 생리대’ 사건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잃은 ‘유한킴벌리’가 기업의 기본 사명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취재 / 이보배 기자  bobae383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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