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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리사' 노희지를 누가 욕하는가
'꼬마요리사' 노희지를 누가 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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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07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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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명칼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관명 기자] 어제(6일) 간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꼬마요리사' 노희지(18)가 MBC 사극 '주몽'을 통해 TV에 복귀하는 것이다. '주몽'에서 맡을 역의 비중을 떠나 노희지의 올드 팬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10여년전 EBS '노희지의 꼬마요리'와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 '요리조리' 코너를 통해 깜찍 발랄한 모습을 보여준 바로 그 '꼬마 아가씨'가 아닌가.
특히 기자로서는 당시 노희지 인터뷰에 얽힌 추억이 있어 더욱 반가웠다. 인터뷰를 위해 노희지의 집을 찾아갔는데, 어머니 말이 "지금 놀이터에서 놀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것이었다. 이윽고 나타난 노희지의 얼굴과 몸에는 온통 흙과 먼지와 땀과 땟자국이 가득했다. 아무리 당시 방송을 주름잡던 톱스타여도 노희지는 흙장난 모래장난이 너무 좋은, 그저 그 또래의 어린이였던 것이다.
그러나 노희지의 방송재개에 대한 네티즌들의 시선은 매우 따갑다. '지금 고3이니 대학 가기 위해 나온 것이다' '성형했다' '아무나 연기한다' 등이 이들 비판의 골자다. '대학' 얘기는 상대적으로 편히 대학 가려는 요즘 연예인 행태를 싸잡아 비난한 것이고, '연기' 지적은 요즘 드라마에 워낙 자질 검증이 안된 연기자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네티즌들의 이같은 지적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사실 얼마나 많은 연예인들이 '한정된 공적자원'인 지상파 방송을 자기들의 사적 놀이터로 착각해왔던가. 가요판의 인기를 빌미로 드라마에 무임승차, '직업연기자'의 외길을 가는 수많은 선배 연기자들을 초라하게 만든 일은 또한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노희지에 대한 이같은 네티즌들의 매서운 비난은 안타깝다. 만약 고3인 초짜 신인이 드라마에 데뷔했을 때도 그를 향해 '대학 특별전형 혜택' 운운할 수 있을까. 노희지에게 쏟아지는 '대학 진학용 방송출연'이라는 비난의 8할은 익숙한 아역 스타에 대한 역차별일 수밖에 없다.
또한 '연기는 검증 안됐다'는 비난은 특정 당사자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고 몰매를 퍼부으려는 정치행태에 다름 아니다. 연기 결과가 실망스러우면, 자본주의 방송의 수요공급에 의해 노희지가 아닌 그 누구라도 연기자로서 도태되기 마련이다. 또 그래야 세상은 공평한 것이다.
무엇보다 노희지 복귀에 대한 비난이 안타까운 것은 우리 속마음에 자리잡은 그 역겨운 '염량세태'(炎凉世態) 성질 때문이다. 시대와 환경에 따라 아부와 푸대접을 밥먹듯 하는 그런. 90년대 중반 '노희지 따라하기' 신드롬까지 불러일으켰던 그 꼬마아가씨를, 이런 식으로 대접할 수는 없다.
더욱이 "한때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는 '미달이' 김성은의 쓰라린 고백과, "부모 욕심에 아이들 연기시키지마라"라는 '순돌이' 이건주의 안타까운 조언을 떠올려보면, 우선은 그 아역 출신들을 보듬고 환영해줘야 하는 게 한때나마 그들 덕분에 살 맛 났던 시청자들의 훈훈한 미덕 아닐까.
이쯤에서 '슛돌이'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지금 많은 학부모와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그 귀여운 '슛돌이'들. 주말 밤 많은 이들을 즐겁게 해주다 이제는 본연의 생활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는 그들에 대해 걱정이 앞서는 건 왜일까. 10년 후 그들이 돌아왔을 때 우리는 과연 박수를 쳐줄 것인가, 또 '노희지 비판' 비슷한 논리로 싸잡아 손가락질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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