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 "캐나다 여자월드컵 목표는 첫 승이다"

한국여자축구대표팀 지난 2003년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출전

[한강타임즈 강우혁 기자] '지메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생애 첫 월드컵을 앞두고 선전을 다짐했다.

지소연은 13일 파주 국가대표훈련장(NFC)에서 열린 여자대표팀 훈련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선수들은 지난주에 이미 소집됐지만 첼시 레이디스(잉글랜드) 일정상 전날 국내로 입국한 지소연에게는 첫 훈련이었다.

아직 시차적응이 되지 않은 지소연은 체력 훈련에 힘을 쏟은 동료들과는 달리 그라운드 주변을 맴돌며 가볍게 몸을 푸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훈련 후 취재진과 만난 지소연은 "선수들이 운동하는 것을 보니 월드컵이라는 실감이 난다.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다음 달 10일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의 서막을 연다. 월드컵 출전은 2003년 이후 12년 만이다.

지소연은 "나도 동료들도 월드컵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20세 때 좋은 경험을 한 것이 본선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12년 만에 나가는 월드컵인데다 아직 우리는 승리가 없다. 목표는 첫 승이다. 그 다음에 16강을 노리겠다"고 전했다.

이어 지소연은 "항상 대회 2~3일 전에 합류했는데 이번에는 한 달 전에 왔다. 남은 시간을 통해 본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대한 몸을 끌어올리겠다. 첫 월드컵이니 최고의 기량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소연은 최근 잉글랜드에서 물 오른 기량을 뽐내며 월드컵에서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거친 몸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한 결과 일본에서 뛸 때보다 몸이 한층 단단해졌다.

지난달에는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여자선수로 뽑히는 경사를 누리기도 했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남자팀)경기가 끝나고 집에 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았다. '지소연, 지소연'을 외쳐 주셨다"고 웃은 그는 "세계무대에서 받은 상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월드컵에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시다시피 몸이 굉장히 좋아졌다. 웨이트를 많이 했고 거친 플레이에 적응이 됐다. 세계무대에서는 선수들이 강하게 나올 것 같은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지소연은 박은선(로시얀카)과 공격 투톱으로 꼽힌다.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려면 두 선수의 활약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소연은 "은선 언니 뿐 아니라 좋은 선수가 많다. 은선 언니가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뛴다면 빠른 발을 가진 (전)가을 언니와 (정)설빈 언니, 박희영, 강유미 등을 잘 활용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소연만 막으면 된다'는 일부 해외 언론의 평가에 대해서는 "우리 경기를 못 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모든 선수들이 훌륭하다. 나를 막는다면 다른 선수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동료들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코스타리카, 스페인을 차례로 상대한다. 브라질이 조 1위 0순위로 꼽히는 가운데 나머지 세 팀이 2위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지소연은 "브라질은 예선에서 만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면서도 "브라질이라고 크게 상관은 없다. 준비한대로 잘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은 오는 20일 전지훈련지인 미국으로 떠난다. 31일에는 미국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마지막으로 전력을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