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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엘레미스 메세나 ‘델픽게임’
[문화] 엘레미스 메세나 ‘델픽게임’
  • 심지유 기자
  • 승인 2008.08.19 0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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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 불특정 다수 모여...
연극과 그림, 시와 기사 등을 감상한 후 각기의 재주 발휘
 
▲     최위안  감독의  영화  '저녁의 게임'
벨벳 인큐베이터에서는 전 세계적 축제인 올림픽 게임에 맞서 오는 9월 19일부터 ‘델픽게임’을 개최한다. 이는 책임 있는 문화예술 기획자들로서, 올림픽 기간 중 위성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인들의 뇌마저 근육으로만 가득 채우도록 방치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육체의 미학을 추구한 스포츠 경연이라면 ‘델픽(Delpic)'은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문화예술 제전이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에게 바친 올림픽과 달리 ‘델픽게임’은 델피의 아폴론 신전에서 태양신이면서 음악․무용․시를 관장하는 아폴론에게 바친 제전으로, 악기와 노래, 연극 등을 겨룬 후 승자에게 월계관을 씌워주었고, 서기 394년 로마의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이교도 활동이라며 금지할 때까지 1000년간 지속됐다. 

그리하여 벨벳 인큐베이터를 통해 다시 부활한 델픽 게임은 우선은 갤러리 킹, 대안공간 미끌, 갤러리 헛이 자신들의 정체성과 기획력을 강조하는 기획들로 각 3주간 총 9주간의 기간 동안 벨벳 인큐베이터의 1층과 지하 전시장에서 다양한 전시를 진행한다. 

아울러 벨벳 인큐베이터의 2층에서는 전시 기간 내내 갤러리 벨벳과 벨벳 인큐베이터의 주요 작가들의 특색 있는 작품들이 상설적으로 전시된다. 

또한 최위안 감독의 ‘저녁의 게임’이 3층에서 세계 최초로 처녀 상영될 것이며, 다양한 인디 뮤지션들이 ‘저녁의 게임’을 보고 느낀 점들을 작곡하여 콘서트를 하고 사전에 음반을 통해 발표하게 될 것이다. 

‘저녁의 게임’은 가정폭력의 그늘에서 자란 여주인공이 나이가 들어 혼기가 지났음에도 과거 폭력의 당사자였던 늙은 아버지를 모시고 자아를 상실한 채 살아가고 있는 하루를 일상의 틀에 담아내고 있을 뿐이다. 다만 작품이 비춰내고 있는 그 날, 주인공에게 몇 가지 특별한 일이 벌어진다. 악보 정리 일을 도와주고 있는 주인공 성재는 어느 첼로 앙상블의 리허설에 참과하고 난 후 집으로 돌아오다 트럽 운전사에게 느닷없이 뺨을 맞는다. 그 일은 성재로 하여금 어렸을 적 술에 취하기만 하면 폭력을 일삼던 젊은 시절의 아버지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을 되살아나게 한다. 

그 생각이 계기가 되었는지 잠시 낮잠을 자다가 무슨 이유로 집을 나갔는지 모를 어머니에 대한 꿈을 꾸게 되고, 이어 설거지를 하다 창밖 공사장 가운데로 죄수복을 입은 채 도주를 하는 한 젊은이를 목격하게 되면서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 맞고 집을 나간 자신의 오빠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도 된다. 

언젠가 돌아올지 모를 어머니와 오빠를 기다려 집을 벗어나지도 떠나지도 못하는 성재는 이웃에 사는 어린 꼬마의 장난에 이끌려 모처럼 자신만의 시간을 갖게 되고, 그러다 문득 자신의 집에 침입한 한낮의 탈주범과 마주치게 된다. 이에 성재는 그 탈주범을 통해 자유와 탈출의 의미, 그리고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던 리비도의 근원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가족이란 무엇인가. 나라의 존재는 무엇이며, 산다는 건 무엇인지를 사유케하는 그런 영화라고 말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델픽 게임의 구성원들은 미술과 음악 그리고 영화, 각 장르의 대안 세력들이다. 미술계는 일찍이 대안 공간 활동으로 기성 유통구조에 저항하는 상당한 성과를 거둔 바 있고, 음악계도 홍대 앞의 다양한 인디레이블 활동을 통해 일정한 영역을 구축한 바 있다. 

더불어 영화계에서도 자본의 논리에 의해 돈벌이 될 만한 영화만 배급 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고민들이 있었으며, 이번 ‘저녁의 게임’ 상영을 통해서 기존 배급 체계에 대한 문제제기와 더불어 대안 배급에 대한 방향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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