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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50세 안치환이 겪고 있는 좌절과 고통, 희망!!
[인터뷰]50세 안치환이 겪고 있는 좌절과 고통, 희망!!
  • 한강타임즈
  • 승인 2015.06.1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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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안치환(50)만큼 스펙트럼이 넓은 가수도 없다. '솔아 푸르른 솔아' 등의 운동권에서 주로 불리는 노래부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같은 '국민 노래', '내가 만일'로 대변되는 사랑 노래까지.

5년 만인 최근 발표한 11집 '50'으로 새로운 영역을 추가했다. 삶의 고통을 대중음악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올해 50세가 된 안치환이 겪고 있는 좌절과 고통, 희망을 표현했다.

특히 지난해 대장암으로 투병했다 회복 단계에 접어든 그는 절절했던 순간들을 노래로 승화했다. 암 투병을 시작하며 이겨내리라고 의지를 노래한 '나는 암환자', 그 의지를 굳건히 할 수 있게 곁을 지켜준 아내를 보며 만든 '병상에 누워', 이 앨범의 두 번째 타이틀곡으로 긴 투병기간 동안 믿음을 긍정적으로 노래한 '바람의 영혼' 등이 그것이다.

지난 16일 연희동 자택 지하 스튜디오 '참꽃'에서 만난 안치환은 "앞만 보고 무지막지하게 달려온 제 삶에 대해 옐로카드(대장암)를 받고 난 뒤 많을 걸 깨달았다"면서 "레드카드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암 투병 가운데서도 지난해 총 97곡이 수록된 '안치환 앤솔로지 컴플리트 마이셀프(Complete Myself)'를 발매하고 자신의 음악여정을 돌아본 그는 새로운 여행을 앞두고 있었다.

투병 가운데서도 '앤솔로지'를 발매하고 쇼케이스까지 여는 것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워놓은 곳간을 비우고 싶었어요. 댐에 찬 물을 빼고 새로운 물을 채우고 싶었던 거죠. 이 녹음실 만들고 기존에 만든 곡들까지 전부 악기를 새로 넣거나 믹싱을 했죠. 돈도 많이 들고 힘들었지만 즐거운 작업이었죠."

50은 정말 힘들게 만들었을 앨범이다.

"작년에 암 진단을 받았지만 '앤솔로지'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될 앨범이라 우선 냈어요. 원래 포크 음악이 담긴 앨범을 내려고 했는데 투병을 시작하면서 이번에 낸 앨범으로 순서가 바뀌었죠. 지금은 모든 치료가 끝났어요. 이제 관리할 때입니다."

앨범 제목은 어떻게 짓게 된 것인가? 나이 50세는 하늘의 명을 알았다는 뜻의 지천명으로도 불린다.

"처음 암 판정 받고 입원해 있는데 이름표가 있잖아요. 작년에 만으로 48세, 올해 한국 나이로 51세가 됐는데 가장 육체적으로 고통스런 시간을 지나오면서 겪었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나와 세상 이야기를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금의 나이인 50이라고 지었죠."

시인 정호승 씨의 시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를 노랫말로 만든 라틴 풍의 록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타이틀곡인데 제목에 많은 것이 담긴 듯하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암투병 중에도 저는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웃음). 요즘 유행하는 먹방이나 쿡방을 봐도 부정적인 생각이 들고 나쁘게 말하면 부정적인 시각이고 냉소적인 시각인데 이것을 바꾸는 게 가장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옐로카드를 받은 상황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기존 마음을 내려놓거나 그 마음을 바꾸고 싶어요. 아직 그 마음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지금과는 조금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죠."

1번 트랙 '사랑이 떠나 버려 나는 울고 있어' 제목 역시 의미심장하다

"음악과 저의 관계를 노래한 것이기도 해요.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 대중의 인기를 누리고 살았는데 어떤 사람과 대중 사이에 부딪히는 기운은 강도가 있죠. 신선함이 익숙해지는 순간 더 이상 설렘이 없어지고 뮤지션은 계속 음악을 만드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됩니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사람인데 그 식상함의 수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은 쉽지 않죠. 뮤지션의 답답한 심사를 담은 노래에요. 맨 처음 음반 제목은 '추락'이었어요. 근데 '추락'이라는 제목이 너무 많더라고요. 노래 자체에 대한 이런 저런 마음을 담은 곡이죠."

-앨범에는 리메이크 곡도 두 곡 실렸다. 이지상의 '무지개'와 김현식의 '회상'이다.

"'무지개'는 블루스 록적으로 편곡을 했는데 앨범 전체 분위기와 잘 맞아서 담았어요. 제가 라이브에서 종종 부르는 곡들이 광석이 형 노래에요. '그 날들' 등을 라이브로 부르죠. 김현식 씨가 불렀던 노래 중에서는 '비처럼 음악처럼'을 주로 부르죠. '회상'은 어느 분이 김현식 추모 앨범을 제작한다고 녹음해달라고 해서 불렀었던 노래에요. 역시 이번 앨범 분위기에 어울려서 싣게 됐어요."

▲ 새 앨범으로 돌아온 안치환

-앨범의 또 다른 수록곡 '천국이 있다면'은 들으면 들을수록 아프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 참사' 당시 안치환이 슬픔과 애도의 마음을 담아 희생자들을 추모한 곡 '꿈의 소풍을 떠나 부디 행복하여라'를 제목을 바꿔 담았다.

"저도 다른 분들의 추모 공연에 많이 출연했지만 제일 하기 힘든 것이 추모 무대입니다. 젊었을 때부터 수많은 추모 무대에 올랐는데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점차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도 작년에는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를 수밖에 없었어요."

-이번 앨범의 마지막 곡은 무책임하고 무능한 이들을 향해 외치는 저항가요 풍의 '셰임 온 유(Shame on You)'다. 아직 일부에서는 안치환을 이야기할 때 저항 가수라는 수식을 먼저 달고 나오는데 노래의 스펙트럼에 비하면 너무 한정된 표현 같다.

"운동권 가수, 민중 가수, 빨갱이 가수, 국민 가수, 대중 가수 등 저를 표현할 때 수식이 왔다갔다해요(웃음). 딱 하나로만 표현하자면 뮤지션이 가장 좋아요. 물론 아티스트라고 이야기해주시면 고맙지만 여러 수식들은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 중에 하나를 끄집어낸 것 뿐이죠. 사람은 아메바가 아니라 복잡한 내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통일 노래를 부를 수도 있고 사랑 노래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제 노래의 시선이 조금 더 평화, 정의, 인권, 환경, 통일에 가닿기를 원하는 거죠. 부자가 아닌, 그들을 대변하는 입장이 아닌 그저 다른 곳에 시선이 있을 뿐인 거예요."

대중이 당신의 음악을 어떻게 들었으면 좋겠나?

"음악을 통해 제가 스스로 위로를 받지만 저를 떠난 음악을 향유하는 것은 듣는 분들의 몫이죠. 그것이 집회 현장에서 불릴 수도 있고, 술 먹고 노래방에서 부를 수도 있고, 여자 꼬실 때 부를 수도 있고, 말 그대로 돌 던지면서 부를 수도 있는 거죠. 노래의 향유 자체를 굳이 제약하고 싶지 않아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세상이 어수선한 가운데 안치환의 '50'은 울림을 준다. 힘겨운 고통을 뚫고 희망을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가 어느덧 치유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노래하는 사람이 가장 즐거운 때는 '당신 노래 들으면서 힘든 나날을 겪었고, 힘이 됐어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이에요. 이번 노래들이 누군가에게 그랬으면 좋겠어요. 각자도생(사람은 제각기 살아갈 방법을 도모한다는 뜻)이라고 하지만 사람은 사회적인 인간인데 노래는 그 사회를 위로하는 힘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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